2016년, 미국 시카고신학대학원의 로버트 무어(Robert Moor)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그의 죽음이 몰고 온 파장은 컸다. 왜냐하면 그가 미국의 목회상담 분야를 이끌다시피 했던 상담학자이자 정신분석학자였고, 안토 보이스(Anton T. Boisen)에 이어 시카고신학대학원을 목회상담의 중심으로 일궈낸 장본인기도 했기 때문이다. 노년의 폴 틸리히가 몸 담기도 했던 시카고신학대학원은 지금은 포스트모더니즘, 과정신학, 퀴어신학 등 여러 진보적인 신학으로 더 유명하지만, 그 전에는 목회상담학, 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발원지였다. 무어 교수는 미국 내에서서도 융(C. G. Jung)의 전문가로 잘 알려져 있었고 특히 융의 집단 무의식과 틸리히의 궁극적 실재를 연결하여 새로운 신학적 정립을 시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