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York 10

선선한 아침공기를 마시며 길을 걷다.

맨하탄 중심가를 따라 할일 없이 걷던 아침. 42번가 모퉁이 노점에서 크림치즈가 새끼손가락 한 마디의 두께로 발라진 베이글과 커피를 사서, 누가봐도 영락없는 여행자의 모습으로, 평일 아침 지구 반대편 사람들의 일상을 훔쳐보는 기분은 조금 묘하기도 했고, 다들 비슷하게 사는구나 싶기도 했다. 뉴욕의 아침은, 여느 도시의 아침처럼 분주하고 소란스럽다. 느닺없는 대형트럭이 나타나서 일방통행의 길을 아슬하게 지나가는 모습도 익숙하고 블루투스를 귀에 꼽고 누군가와 열심히 대화를 하는 직장인들의 모습도 익숙하다. 익숙한 곳에서 익숙한 곳으로의 여행이라 금방 시들할 줄 알았는데 아침 햇살에 늘어진 그림자의 모습이 묘하게 다른 느낌인 것처럼 낯선 도시에서의 아침은 소음조차도 새롭다. - 42번가에서 브로드웨이를 따라 ..

SOUVENIR/New York 2012.10.08

42nd ST

거리 이름 하나가 이 정도의 유명세를 갖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42번 스트리트와 브로드웨이 에비뉴가 만난 지점. TKTS의 매표소와 계단식 관람대가 있고 그 뒤로 세계에서 내로라 하는 회사들의 광고판이 자리잡고 있는 곳. 새해 카운트다운이 시작될 때면 어김없이 수많은 인파로 가득 채우는 곳 바로 타임스퀘어. 근처 맥도날드에서 간단한 요기를 하고 걸어나오니 가을에서 겨울로 접어드는 뉴욕의 저녁바람에서 콧끝 찡한 차가움이 느껴진다. S5pro, 17-55mm F2.8 copyright(c)2011 changbohn@gmail.com

SOUVENIR/New York 2010.08.25

wall street

뉴욕의 심장부라 불리는 월 스트리트. 그러나 지하철 역의 예의 다른 역과 별반 다름 없었다. 맨하튼의 남부이며, 세계 금융의 중심인 지하철역치고는 소박하다 못해 어떤 중요한 요소들이 핍절된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하지만, 뉴욕의 길을 걷다보면 금새 수긍하게 된다. 뉴욕 시민들이 교통수단으로서의 지하철을, 부랑아며 마약중독자들에게 돌려 받은 것이 불과 10년 안팍의 일이었고, 그래서 지하철 역에는 휴지통도, 코인라커도, 심지어 화장실도 없다. 때로는 '이곳에서 기다리면 안전하다'라는 문구까지 적혀 있는 포스트가 있는 걸 보면, 아직 뉴욕 지하철은 '안전'하지 않아 보인다. 물론 밤 9시 이후에 지하철을 타는 것 자체가 안전한 일이 아니긴 하지만... wall street, NY contax T2/Fuji..

SOUVENIR/New York 2010.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