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y RX-1 9

엘카페(El Cafe) & 로스터리

마음 먹고 엘카페를 찾아간 날이 하필이면 이사를 위해 메인으로 사용하던 에스프레소 머신 '헥사곤'을 들어내던 날이었다. 국내 기술로 제작된 최초의 상용 에스프레소 머신이라는 수식어가 늘 붙어다니는 이 머신을 보고 싶은 마음이 엘카페를 방문한 마음 중 절반은 되었기 때문에, 카페 입구에 비닐포장되어 조심스럽게 놓여 있는 헥사곤을 보니 아쉬운 마음이 가득했다. 엘카페는 그리 넓지 않았다. 넓지 않은 매장에 주방 겸 서비스 테스크는 말도 안 되게 넓었다. 한국에서 스페셜티 커피로 나름 유명세를 가진 카페들의 내부 구조가 이와 비슷하다. 압도적으로 매장 크기가 큰 경우(광화문의 테라로사 처럼)가 아니더라도 미국의 스텀프타운이나 인텔리젠시아의 인테리어를 선호하는 경향이 체감으로 느껴졌다. 매장의 테이블 수가 생각..

REVIEW/COFFEE 2015.12.19

stumptown coffee

아직 국내에선 아는 사람만 안다는 Stumptown Coffee. ​ 포틀랜드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빼놓지 않고 방문하는 이 로스터리 카페는 이젠 제법 브렌치를 늘려가고 있어 미국을 대표하는 스페셜티 로스터리 카페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최근 흥미있는 로스터리 카페가 하나 둘씩 등장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로스터리들이 그렇듯, 대형 프렌차이즈 매장의 이도 저도 아닌 커피 맛에 분개하는 마음으로 '흥, 내가 제대로 만들어 주곘어!'라는 다짐으로 문을 연 곳이 많다보니 각 카페마다 로스팅과 추출의 차이, 그리고 맛의 차이가 선명하다. 커피 중독자들에겐 뭐 이래도 저래도 카페인만 제대로 흘러준다면 아무 상관없겠지만... ​ 아직까지 한국에서 Stumptown 커피를 공식적(?)으로 만날 수 있는 방법..

REVIEW/COFFEE 2015.10.01

카페 아메리카노(Cafe Americano)

커피스트(Coffest)의 예가체프 적어도 커피에 있어 광화문은 프렌차이즈의 천국이다. 광화문 사러리를 둘러 싸고 스타벅스와 엔제리너스 커피(심지어 바로 옆 건물이다) 그리고 할리스와 투썸 플레이스가 빈틈없이 입점해 있다. 최근 교보빌딩 뒤로 문을 연 대림 D타워에는 폴바셋과 베이글&로스터리 카페 포비(FOURB)가 위풍당당하게 문을 열었다. 그러고보니 매일유업의 폴바셋이 광화문에만 벌써 네 번째 매장을 열었다. 이쯤되면 본인들이 가열차게 주장하던 '스페셜티' 의 아우라를 스스로 걷어차는 모양새인데, 나름 고급스럽게 포지셔닝한 이미지가 어느날 아침, 안개 걷히 듯 사라져 버릴 지도 모를 일이다. 적어도 매일유업은 SPC의 파스꾸찌가 어떻게 변방으로 사라졌는지를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런 프렌차이..

REVIEW/COFFEE 2015.10.01

[광화문] coffest

coffee의 최상급, coffest? 연휴의 마지막 날. 일정에 없던 커피 마실을 가게 되었다. 신촌에서 영화 한 편을 보고 귀가 중이었는데, 사직터널을 지나 한산하던 길이 거짓말처럼 꽉 막혀버렸다. 기다려도 정체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 뒷길로 돌아 접어 든 골목이 성곡미술관 앞. 그리고 마침 커피스트(coffest)가 영업중이었다. 이쯤이면 '운명'이라고 해야하지 않을까? 연휴 마지막 날에 뜻밖의 따뜻한 라떼 한 잔과 달콤한 치즈 케이크. 커피스트에서 인상적인 것은, 다른 로스터리 카페와 달리, 커피 한 잔을 마실 수 있는 잠깐의 기쁨이나 조근조근한 대화를 방해하는 소음이 적다는 점이다. 요란한 그라인더의 소음도, 포타필터를 넉박스에 두드리는 소음도, 연신 칙칙거리는 에스프레소 머신의 소음도, ..

REVIEW 2015.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