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의식탁 7

악하고 음란한 세대

- 마태복음 12:38~50 38 그 때에 서기관과 바리새인 중 몇 사람이 말하되 선생님이여 우리에게 표적 보여주시기를 원하나이다 39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악하고 음란한 세대가 표적을 구하나 선지자 요나의 표적 밖에는 보일 표적이 없느니라 40 요나가 밤낮 사흘 동안 큰 물고기 뱃속에 있었던 것 같이 인자도 밤낮 사흘 동안 땅 속에 있으리라 41 심판 때에 니느웨 사람들이 일어나 이 세대 사람을 정죄하리니 이는 그들이 요나의 전도를 듣고 회개하였음이거니와 요나보다 더 큰 이가 여기 있으며 42 심판 때에 남방 여왕이 일어나 이 세대 사람을 정죄하리니 이는 그가 솔로몬의 지혜로운 말을 들으려고 땅 끝에서 왔음이거니와 솔로몬보다 더 큰 이가 여기 있느니라 43 더러운 귀신이 사람에게서 나갔을 때에 물..

MIDBARR 2023.02.21

마음에 가득한 것

- 마태복음 12:31~37 학창시절 어느 반에나 공부 잘 하는 친구가 하나쯤은 있기 마련입니다. 수업 시간에 앞 자리에서 열심히 수업에 참여하고 쉬는 시간에는 책상에 엎드려 모자란 잠을 보충하던 전형적인 '우등생' 같은 친구들이죠. 하루의 대부분을 학교, 학원, 독서실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당시 유행 같은 것도 잘 모르고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일에는 젬병인 친구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런데 반에서 1등을 빼먹지 않는 공부 잘하는 친구가 운동까지 잘하면 어떨까요? 쉬는 시간이면 아이들과 운동장에서 공도 차고 매점에서 컵라면 하나를 먹겠다고 아우성도 해보고, 점심시간에는 학교 담을 넘어 동네 마실까지 다니는 친구라면 또 어떨까요? 유행에도 뒤쳐지지 않고 게다가 성격까지 좋아서 반 뒷자리에 앉은 친구들(보통 ..

MIDBARR 2023.02.21

사람이 양보다 얼마나 더 귀하냐

- 마태복음 12:9~21 요즘 카페나 음식점에 가면 눈에 띄는 안내 문구가 있습니다. "종업원도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입니다." 그 짧은 문구에 담긴 마음이 한 번에 이해가 되었습니다. 산 자락에 붙은 '자연 보호'라는 팻말은 어진간히도 자연을 보호하지 않는 사람들의 심성을 일깨우기 위한 말입니다. 잔디밭 앞에 꽂혀 있는 '들어가지 마세요'라는 표지 역시 보란 듯이 잔디를 밟으며 자신만의 여유를 만끽하는 사람들의 못된 마음에 한 방울의 죄책감이라도 주고자 하는 글귀입니다. 그러니 '종업원도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라는 말은 종업원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당신 가족이라면 그렇게 할 수 있겠습니까, 라고 묻고 싶을 정도로 말도 안 되는 행패를 부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뜻이..

MIDBARR 2023.02.18

안식일의 주인

- 마태복음 12:1~8 교회 청년부에서 전락북도 장수로 농촌선교봉사활동을 다녀온 일이 있었습니다. 마을 봉사팀, 교회 수선팀, 교회 학교팀으로 나뉘어 5일 동안 마을 분들의 밭일도 해주고, 아직 채 마무리를 못한 교회의 목공작업이나 정리작업을 도와드리고 또 근처 마을의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성경학교를 하는 일정이었습니다. 낯선 농사일이 힘들기도 했지만 보람은 적지 않았습니다. 산 정상이 가까운 가파른 땅에서 팥 농사를 하시던 할머님은 모처럼 만난 젊은 사람들 덕에 흥이 나셨는지 연신 콧노래를 부르기도 했습니다. 교회 봉사팀은 아직 마무리 못한 성전의 나무 의자들을 모두 꺼내 사포질을 하고 그 위에 니스칠을 했습니다. 따가운 여름 햇볕 아래 반짝거리던 교회 긴의자들. 기분좋은 망치소리와 청년들의 웃음소리..

MIDBARR 2023.02.17

그가 오신 이유

- 마태복음 9:27~38 늦은 저녁, 서울 근교의 기도원을 방문하기 위해 혼자 산길을 올랐던 적이 있었습니다. 비록 차가 다닐 수 있는 포장도로가 기도원까지 이어져 있었고 드문 드문 가로등이 밝혀져 있긴 했지만 그래도 주위가 깜깜해진 시간에 인적 없는 산길을 올라간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특히 드문한 가로등의 노란 빛 아래 있다가 그 경계를 벗어나 컴컴한 길로 접어 들 때면 저절로 입에서 찬양이 흘러나올 정도였습니다. 약 30분 남짓한 그 길이 까마득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다 문득 눈을 들어보니 가로등과 가로등 사이, 그 거뭇한 길 사이로 무언가 희끗한 게 보였습니다. 애써 눈길을 피하려 애썼지만, 심장은 가빠오고 저절로 눈은 그 정체모를 것에 집중이 되었습니다. '사람인가?..

MIDBARR 2023.02.09

그 어깨로 메는 일

- 민수기 7:1~11 아이를 키우다보면, 두 손 가득 무언가를 쥔 어린 아이에게서 그 손에 쥔 것을 순순히 내놓게 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게 됩니다. 과자 하나 사탕 하나를 들고 있는 아이에게 '과자 하나만 줄래?'라고 말하는 것은 아이가 가진 전부를 내놓으라는 말처럼 들리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완강하게 거부합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아이 손에서 과자나 사탕 하나를 순순히 받아낼 수 있을까요? 지혜로운 엄마들은 그 경우 아이가 좋아할 만한 간식을 하나 더 준비합니다. "엄마가 이걸 주려고 했는데, 어떡하지? 받을 손이 없네?" 아이는 자신의 손에 든 과자와 사탕을 바라봅니다. 네, 손이 부족하죠. 그 경우 놀랍게도 어린아이조차 자신의 손에 있는 간식과 엄마 손에 있는 간식의 중요도를 재빠르게..

MIDBARR 2023.01.12

그의 얼굴을 네게 비추사

- 민수기 6:13~27 나실인의 서원을 마치고 '자기의 몸을 구별한 날이 찬' 사람은 그의 거룩함의 상징이었던 머리카락을 모두 잘라, 화목 제물 밑에 있는 불에 올려놓는 것으로 자신의 의무가 다했음을 하나님과 제사장 앞에 알리게 됩니다. 레위인이 아님에도 특별한 서원을 다짐한 사람의 거룩함의 의무가 마침내 종결되었습니다. 이제 그는 다시 포도주를 마실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처럼 거룩은 경건한 의무입니다. 더불어 그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거룩은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요구되었던 선택받은 민족의 성품이기도 했습니다. 거룩함, 즉 기쁘게 구별됨을 선택한 사람들에게 하나님이 주시는 약속은 웅장합니다. 하나님은 모세를 통해 그리고 아론과 그의 아들들을 통해 이스라엘 백성을 축복하고 있습니다. 여호와는 ..

MIDBARR 2023.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