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GRAPHY/Lomography

world spices

mimnesko 2015. 5. 24. 16:35

 

 

 

 

 

world spices

 

Lomo LC-A with Fuji Xtra400(ISO 400)

Filmscan by Nikon LS40ED

copyright(c)2015 mimnesko.tistory.com

 

 

프레쉬니스 버거 홍대점. 최근엔 한국에선 완전히 철수한 듯 아쉽게도 거의 볼 수가 없다.

동경 캣츠 스트리트가 끝나는, 시부야와 맞닿은 곳에서 한참을 다리를 쉬며 맛나게 먹었던 치즈 버거의 기억 덕분인지 여전히 모스버거보단 프레시니스 버거가 더 친숙하고 맛있게 느껴진다. 우연히 홍대에서 프렌차이즈를 발견하곤 기쁨의 함성을 질렀지만, 썰렁한 매장을 보며 '오래 못 가겠군' 싶었는데 역시나가 되고 말았다.

 

고객의 주문과 함께 패티를 굽고 빵을 데운다는(즉 미리 만들어놓고 데워주는 게 아니라는) 기업의 방침으로, 패스트푸드의 대명사와도 같았던 버거가 '슬로우 푸드'로 바뀐 셈인데 얼마나 일본스러운 발상인가, 싶었다. 비슷한 운영방침을 가지고 있지만 전혀 다른 인터페이스를 가진 뉴욕의 쉐이크쉑 버거와 비교해 보면(아...먹고 싶어요..ㅠㅠ) 같은 음식을 두고 일본인과 미국인의 생각이 얼마나 큰 차이를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물론 버거의 왕자는 인앤아웃이라고 다들 하긴 하지만...

 

패스트푸드도 건강한 음식이 될 수 있다, 뭐 이런 생각이 아니었을까?

생판 남인 전자회사가 어느날 '가족'을 운운하는 음험한 광고를 내비칠 때 느꼈던 위화감과도 같은 것인데 고전적 가치관의 단어를 차용하여 그 담겨진 뜻을 생판 다른 이질적 요소에 결합한 셈이다. 그런데 이 이상한 조합이 그럴 듯 한 건 일본인의 정서가 바닥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흔히 말하는 '장인 정신'처럼, 즉석 요리인 라멘의 육수를 위해 며칠 밤낮 육수를 준비하는 그 정성이 패스트푸드에 반영되면 정크푸드가 웰빙푸드가 될 수도 있을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버거는 버거다워야 하고, 샐러드는 샐러드다워야 한다.

건강을 따지고 칼로리를 따질 것면 애초에 버거따위를 먹어선 안 되는 것이다. 버터를 가득 두른 식빵에 두툼한 치즈와 터키햄을 꾹 눌러담은 치즈 토스트를 먹기 위해선 다소 용감할 필요가 있는 것처럼, 버거는 한 입으로 버거운 빵과 두툼한 패티, 그리고 정체모를 소스와 과즙이 잔뜩 흘러나오는 채소와 과일이 잔뜩 담겨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여전히 버거킹은 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