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EMBRANCE 91

생각해보면...

생각해보면, 가방속에 로모(LOMO)를 넣고 다니다가 팅팅거리며 사진을 찍고 LS40ED로 필름을 스캔하던 때보다 휴대전화 하나면 사진도 찍고 동영상도 담을 수 있는 요즘, 압도적으로 많은 량의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컴퓨터를 동기화하고 파일들을 보면(스캔도 필요없다!), 좀 난감해 질 때가 많습니다. 분명 사진은 사진인데.... 대부분의 카메라 어플이 이미지 보정기능(토이카메라 모드도 있고 다양하죠)을 지원하기 때문에 딱히 포토샵의 보정이 필요 없어 한결 쉬워지고, 더 편해졌을 것 같지만, 막상 사진 그 자체로 본다면 일상의 기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을 종종 느끼게 됩니다. 오늘은 누구를 만났고, 뭘 먹었고... 등등. 그래서 오히려 요즘은 사진이 좀 고픕니다. 좀더 정확히 말하..

REMEMBRANCE 2013.08.16

화가 난다

* Facebook에 적었던 내용을 옮겨봅니다. 요즘 주위 사람들을 보면, 마치 속에 담긴 화(火)를 뿜어내지 못해 안달인 것처럼 보입니다. 얼마전 지하철에서 손잡이를 두고 작은 실랑이가 있었습니다. 대수롭지도 않은 일인데, 여자분의 짜증이 좀 심하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상대인 남자분이 대뜸 육두문자를 내뱉는 것을 보고 적잖이 놀랐습니다. 아침 출근길에 난데없는 실랑이를 보며, 그래봤자 손잡이 하나고 그래봤자 발 하나 양보하면 되는 일이 아닌가 싶어 좀 아연했습니다. 그 작은 일이 문제가 아니라, 마치 늘 속에 화를 담고 있다가 누군가 도화선에 불만 붙여주길 기다리는 것처럼 보입니다. 운전을 할 때에도, 차의 움직임을 보면 그 속에 있는 사람의 '화'가 보입니다. 조급함과는 또 다른 어떤 '분노'가..

REMEMBRANCE 2013.02.16

암중모색

몇해 전부터 내 삶의 중요한 변화가 주로 12월에 집중되어 있었다. 대부분의 프로젝트들이 12월에 종료되고 또 새해를 준비하며 스타트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게 나에게게는 적지 않은 스트레스가 되었다. 이를테면 11월쯤부터 마음속에는 슬금슬금 불안이 자라기 시작하는 것이다.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하려고 해도 이것만을 잘 되지가 않는다. 이내 속이 쓰리고 전에 없이 편두통이 극심해진다. 누군가 내 관자놀이 양끝에 철사 같은 것을 쑤셔넣고 아무렇게나 휘젓는 것만 같은 극심한 편두통이다. 이런 두통은 대부분 소화불량으로 이어진다. 입맛이 거짓말처럼 말끔히 사라진다. 휑하니 버어 있는 위장 속에 카페라떼를 두 잔 정도 채우면 위산의 위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속쓰림이 밀려온다. 그리고 두통이 거듭된다...

REMEMBRANCE 2012.12.18

이상한 논쟁들

지난 9월 1일, 국내 일간지에 전면광고가 하나 실렸다. 대형감리교회 중 하나인 모교회가 '전도의 목적'으로, 지난 8월 15일이 해당 교회에서 있었던 설교를 요약하여 게재한 것이다. 이후 해당 교회의 사무국장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전면 광고의 목적이 그 설교가 '너무 좋아서'였음을 서슴없이 말했다. 그런데 자신의 말과는 달리 인터뷰 당사자조차 설교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지 못 했고, 심지어는 기본적인 3대지 설교의 구성 혹은 서론과 본론, 결론으로 이어지는 상식적인 글의 구조조차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그 라디오를 청취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매우 친절하게 알려주었다. 물론 설교 내용이 좋았다고 해서 모든 세세한 부분을 기억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반론'의..

REMEMBRANCE 2012.09.26

Emancipator : Lionheart

Emancipator Soon It will be cold enough(2006) . Lionheart 힙합 프로듀서로 활동하는 Douglas Appling가 Emancipator이란 이름의 개인 프로젝트로 활동하며 선보였던 첫번째 앨범, 6번째 트랙. 일레트로닉은 전혀 모르고, 힙합 역시 거의 모른다고 하는 편이 정확한 내 편중된 취향으로는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음악인데 우연히 듣게 되었다가 거짓말처럼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정확하고 선명한 비트가 정말 가슴에 둥둥 와닿는 느낌입니다. 시퀀싱 프로그램에 의해 콘타이즈된 음악이라는 편견이 라이브 소스(바이올린 등)의 몽환적인 조화에 스르르 녹아버릴 정도였지요. 사실 이 분의 음악을 듣다가 우야마 히로토(Uyama Hiroto)의 음악도 찾아듣게 ..

REMEMBRANCE 2012.08.22

고린도전서(15) : 부활의 몸

35 누가 묻기를 죽은 자들이 어떻게 다시 살아나며 어떠한 몸으로 오느냐 하리니 36 어리석은 자여 네가 뿌리는 씨가 죽지 않으면 살아나지 못하겠고 37 또 네가 뿌리는 것은 장래의 형체를 뿌리는 것이 아니요 다만 밀이나 다른 것의 알맹이 뿐이로되 38 하나님이 그 뜻대로 그에게 형체를 주시되 각 종자에게 그 형체를 주시느니라 죽음 그리고 부활 고린도교회의 뜨거운 논쟁 중 하나는 죽음과 부활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희랍철학과 해상무역이 무역이 융성했던 고린도(고린도는 그리스의 도시 중 하나입니다)에서 '죽은 사람의 부활'이라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쩌면 '비현실적'인 생각으로 보였을 것입니다. 때문에 고린도교회에선 이를 둘러싼 여러 견해가 촘촘하게 대립했을 것이라는 어렵지 않게 상상해볼 수 있습니다. 예..

REMEMBRANCE 2012.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