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EMBRANCE

화가 난다

mimnesko 2013. 2. 16. 09:23

* Facebook에 적었던 내용을 옮겨봅니다.

 

 

요즘 주위 사람들을 보면, 마치 속에 담긴 화(火)를 뿜어내지 못해 안달인 것처럼 보입니다. 얼마전 지하철에서 손잡이를 두고 작은 실랑이가 있었습니다. 대수롭지도 않은 일인데, 여자분의 짜증이 좀 심하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상대인 남자분이 대뜸 육두문자를 내뱉는 것을 보고 적잖이 놀랐습니다.

아침 출근길에 난데없는 실랑이를 보며, 그래봤자 손잡이 하나고 그래봤자 발 하나 양보하면 되는 일이 아닌가 싶어 좀 아연했습니다. 그 작은 일이 문제가 아니라, 마치 늘 속에 화를 담고 있다가 누군가 도화선에 불만 붙여주길 기다리는 것처럼 보입니다.
운전을 할 때에도, 차의 움직임을 보면 그 속에 있는 사람의 '화'가 보입니다. 조급함과는 또 다른 어떤 '분노'가 그(혹은 그녀)의 운전에서 느껴지면 머리끝이 쭈뼛 긴장하게 됩니다. '자동차'가 더 이상 이동수단이 아니라, 자신의 화풀이 대상이 된 것만 같고 애꿎은 피해자가 생길 것 같아 조바심도 납니다.

얼마전 C 일보에서 이 문제를 헤드라인으로 다루었던 적이 있습니다. 사실 적지 않은 스트레스의 제공자(?)가 일말의 반성이나 부끄러움도 없이 '화'를 이야기하는 것이 우습기도 했습니다만, 한편으론 밑도 끝도 없는 이 '울화'의 원인을 조금 엿본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사회가 성숙할 수록 사람들은 보다 '합리적'인 결과를 기대하기 마련입니다. 어떤 논리적인 사고가 아니라 최소한의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기대하게 됩니다. 그러나 최근 우리 주변의 모습은 그런 모습과 꽤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우선, 정치와 경제의 상황이 '상식'을 많이 벗어납니다. 오히려 '상식'에 맞는 일이 기삿거리가 되는 세상을 살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한발자국 물러서 보면 말도 안 되는 일이 '감정적인' 부추김에 의해 말이 되는 세상입니다.
그러다보니 이런 불만이 재앙처럼 우리 속에 차곡히 쌓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른 모든 것을 차치하고 적어도 교회는 '상식'을 회복하기를 바랍니다. 애초에 정치와 경제를 쥐락펴락 하는 사람들에게 기대한 적이 없고, 기대할 것도 없다 생각하기 때문에 최소한 하나님의 '상식'을 가진 사람들에게 '희망'을 소망하고 또 소망합니다.

교회가 상식을 잃어버리고, 기본의 합리를 잃어버리고, 그 모든 것을 '도그마'로 만들어버린다면, 굳이 땅속을 파고 들어가지 않더라도 우리가 서 있는 그 땅이 바로 '지옥'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최근 저는 주위에서 그 뜨끈한 유황불의 열기를 종종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디 오늘 하루 우리 안의 작은 '재앙(禍)'들을 잘 다스리길 바랍니다.


여전히 찬란한 아침 햇빛은,

샬롬! 좋은 아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