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EMBRANCE 91

부상(負傷)

지난 12월부터 5월까지 5개월간 나름 꾸준히 운동을 했다. 무엇보다 3일 이상 운동을 쉬는 일이 없도록 하려고 노력했다. 업무 중 점심시간을 활용해서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운동시간은 45분 내외. 양보다는 질이 중요한 상황. 처음 PT로 운동을 시작했을 때는 45분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유산소 서킷이 중심이 되었다. 런지, 사이드 스텝, 제자리 달리기, 버핏 등 이름만 들어도 고개가 설레 설레하는 서킷 중심으로 2개월 정도를 운동하며 기초체력을 끌어 올리려 노력했다. 이후 유산소와 함께 웨이트를 시작한 뒤로는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부상에 대해 나름의 대비를 했다. 충분히 웜업을 하고 운동 전 스트레칭 역시 늘 하던 순서대로 빠짐없이 반복했다. 지나고 생각해보니 상체나 하체 운동 후에 뻐근함이나 근육..

REMEMBRANCE 2015.05.18

오랜만의 외식

반가운 사람들과의 한 끼 식사는 뭘 먹든 즐거운 일이다. 서로 살아가는 이야기들이 맛있는 양념이 되기도 하고 지금의 고민과 어려움들이 반찬이 되어주기도 한다. 잠깐의 이야기만으로 딱히 무언가를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그 마음과 생각의 무거운 짐을 다소나마 덜어내기엔 충분하다. 살아가는 일은 반복하는 일이고, 잘 살아가는 것은 '반복의 지혜'를 아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 졸린 눈으로 양치를 하고 비좁은 지하철에서 하루 일과를 미리 머릿속에 그려보는 것. 누구나 하는 일이지만, 누구나 '잘'하는 일이 아니다. 그리고 그 하루의 끝에 즐거운 식사와 맛있는 대화가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오늘처럼. 그리고 우리가 꿈꾸는 내일처럼.

REMEMBRANCE 2014.10.16

단팥빵

최근 들어 '단팥 홀릭' 때문에 종종 맛보게 되는 단팥빵. 처음 시작은 흔하디 흔한 프렌차이즈 빵집 '파리바게뜨'의 단팥빵을 맛보다가 '이거, 뭐지?'라는 의문에서 시작되었다. 틀림없이 빵에 단팥을 넣은 단팥빵인데 도무지 빵맛도 팥맛도 제대로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옆에 '우리통단팥'이라는 이름의 빵이 하나 더 있었다. 우리나라 밀가루(참고로 파리바게뜨, 즉 SPC는 우리밀 제분업체인 '밀다원'을 소유하고 있다)에 신안 통단팥을 넣었다는 건데, 다시 말하자면 내가 먼저 집었던 '단팥빵'은 우리 밀가루는 당연 아니고 통단팥보다는 수준이 낮은 앙금이었다는 말이 되겠다. 그래서 '우리통단팥'도 맛을 봤는데 화려한 설명과는 달리 빵은 질척이고 팥소는 지나치게 달아서 무슨 맛인지를 가늠하기가 어려웠다...

REMEMBRANCE 2014.09.17

일상

책 한권을 들고 벌써 며칠 째 같은 페이지만 반복하고 있다. 출퇴근 길에 읽겠다고 가방에 넣어와서 딱 그만큼 출퇴근 길이 무거워지기만 했다. 요즘은 제법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분다. 입추만 지나도 바닷물이 선뜩해진다더니 세수를 해도 온수비뮬이 조금씩 높아진다. 수련회며 여행이며 바닷가로 떠난 사람들이 부럽기도 하면서 또 조금 일찍 가지 그랬을까 싶기도 하고. 생각만 많고 손은 더디다. 브람스의 교향곡 1번은 육중하고 무겁지만 가슴에 뭉클한 감동을 주는데, 내 일상은 그냥 육중하고 무겁기만 하다. 자전거를 좀 타야겠다. Fin.

REMEMBRANCE 2014.08.14

마부위침(磨斧爲針)

도끼를 갈아내어 바늘을 만든다는 뜻의 고사성어, 마부위침(磨斧爲針). 요즘 이 말을 곱씹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새삼 시간의 소중함도 느끼고 또 고마움도 느끼고 있습니다. 부단히 살아왔던 거 같은데 막상 평평한 저울 위에 지난 시간들을 올려놓고 보면 쓸모없거나 당장 필요없는 것들로만 가득한 과체중의 라이프 스타일입니다. 우연히 어느곳에서 '완장을 채워주면 노예가 노예를 부린다'라는 말을 보았습니다. 축약된 의미에 공감하면서도 한편으론 서글프기도 합니다. 조금 더 지혜로웠으면 좋겠습니다. Fin

REMEMBRANCE 2014.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