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의 식탁 48

믿음이 작은 자여

마태복음 14:22~36 22 예수께서 즉시 제자들을 재촉하사 자기가 무리를 보내는 동안에 배를 타고 앞서 건너편으로 가게 하시고 23 무리를 보내신 후에 기도하러 따로 산에 올라가시니라 저물매 거기 혼자 계시더니 24 배가 이미 육지에서 수 리나 떠나서 바람이 거스르므로 물결로 말미암아 고난을 당하더라 25 밤 사경에 예수께서 바다 위로 걸어서 제자들에게 오시니 26 제자들이 그가 바다 위로 걸어오심을 보고 놀라 유령이라 하며 무서워하여 소리 지르거늘 27 예수께서 즉시 이르시되 안심하라 나니 두려워하지 말라 28 베드로가 대답하여 이르되 주여 만일 주님이시거든 나를 명하사 물 위로 오라 하소서 하니 29 오라 하시니 베드로가 배에서 내려 물 위로 걸어서 예수께로 가되 30 바람을 보고 무서워 빠져 가..

MIDBARR 2023.02.28

떡 다섯 개, 물고기 두 마리

마태복음 14:13 ~ 21 13 예수께서 들으시고 배를 타고 떠나사 따로 빈 들에 가시니 무리가 듣고 여러 고을로부터 걸어서 따라간지라 14 예수께서 나오사 큰 무리를 보시고 불쌍히 여기사 그 중에 있는 병자를 고쳐 주시니라 15 저녁이 되매 제자들이 나아와 이르되 이 곳은 빈 들이요 때도 이미 저물었으니 무리를 보내어 마을에 들어가 먹을 것을 사 먹게 하소서 16 예수께서 이르시되 갈 것 없다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 17 제자들이 이르되 여기 우리에게 있는 것은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뿐이니이다 18 이르시되 그것을 내게 가져오라 하시고 19 무리를 명하여 잔디 위에 앉히시고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사 하늘을 우러러 축사하시고 떡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매 제자들이 무리에게 주니 20..

MIDBARR 2023.02.27

천국은 마치

- 마태복음 13:31~43 31 또 비유를 들어 이르시되 천국은 마치 사람이 자기 밭에 갖다 심은 겨자씨 한 알 같으니 32 이는 모든 씨보다 작은 것이로되 자란 후에는 풀보다 커서 나무가 되매 공중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이느니라 33 또 비유로 말씀하시되 천국은 마치 여자가 가루 서 말 속에 갖다 넣어 전부 부풀게 한 누룩과 같으니라 34 예수께서 이 모든 것을 무리에게 비유로 말씀하시고 비유가 아니면 아무 것도 말씀하지 아니하셨으니 35 이는 선지자를 통하여 말씀하신 바 내가 입을 열어 비유로 말하고 창세부터 감추인 것들을 드러내리라 함을 이루려 하심이라 36 이에 예수께서 무리를 떠나사 집에 들어가시니 제자들이 나아와 이르되 밭의 가라지의 비유를 우리에게 설명하여 주소서 37 대답하여 이르..

MIDBARR 2023.02.26

이렇게 된 것이 아버지의 뜻이니이다

- 마태복음 11:20~30 어느 목사님의 책을 읽다가 흥미로운 내용이 있어서 옮겨 봅니다. 수피교의 신비가 라비아의 일화가 떠오릅니다. 어느 날 사람들은 라비아가 한 손에는 횃불을 들고 다른 한 손에는 물통을 들고 달려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사람들은 이 이상한 행동의 의미가 뭔지, 어디를 향해 가는지 물었습니다. 그러자 라비아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낙원에 불을 지르고, 지옥에 물을 끼얹으려고 가는 길입니다. 그래서(하나님에 대한 참된 비전을 가로막는) 두 가지 너울을 없애 버리려고요" 라비아는 이런 기도를 신께 바쳤습니다. "오 나의 주님, 내가 만일 지옥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당신을 섬긴다면, 나를 지옥 불로 태워 주십시오. 만일 내가 낙원에 대한 기대 때문에 당신을 경배한다면, 나를 낙원에 들이..

MIDBARR 2023.02.16

엘리야가 곧 이사람이니라

- 마태복음 11:11~19 심리학 용어 중 '확증편향'(確證偏向)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가지고 있던 생각과 신념에 기대어 상황을 보고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흔히 '보고 싶은 것만 본다'라는 말처럼 자신의 신념과 생각에 일치하는 정보만을 수집하고 자신의 신념이나 생각과 다른 정보는 배척하게 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과거 사람과 사람, 또 집단의 심리학적 용어로 사용되던 이 '확증편향'이 빅데이터의 출연과 함께 한층 실생활과 가깝게 연결되었습니다. 특히 개인과 개인이 모래알처럼 흩어지고 있는 현대 사회는, 이러한 확증편향에 따라 새로운 집단이나 모임을 구성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 될 것입니다. 이것을 '에코 체임버 효과(Echo Chamber Effect)'라고도 합니다...

MIDBARR 2023.02.15

무엇을 보려고 광야에 나갔더냐

- 마태복음 11:1~10 제가 아침에 매일성경의 순서를 따라 말씀 묵상을 나누는 이 메뉴의 이름이 미드바르(midbarr), 즉 '광야'란 뜻의 히브리어입니다. '텅 비고 아득히 넓은 뜰'을 뜻하는 이 '광야'라는 단어는 시어(詩語)나 노랫말에 사용되는 경우를 제외하곤 의외로 실생활에선 자주 접하기 어렵습니다. 황야, 벌판, 들판이라는 단어가 보편적입니다. 그런데 '광야'는 그 어감 상 '황야'와 다르고 또 '벌판'과도 다릅니다. 단순히 너른 땅이라고 말하기엔 부족한 어떤 함의(含意)가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너희가 무엇을 보려고 광야에 나갔더냐?"라고 묻습니다. 그저 단순히 '너른 땅', '척박하고 메마른 땅'으로 갔는지를 묻는 게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광야에서밖에 만날 수..

MIDBARR 2023.02.14

보냄을 받았다

- 마태복음 10:1~15 처음 아이가 두 바퀴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울 때, 흔히 보는 익숙한 풍경이 있습니다. 드디어 보조 바퀴를 떼어 낸 아이는 잔뜩 긴장해 있습니다. 자전거 페달에 발을 올려 놓고서도 연신 뒤를 돌아보며 자신의 부모가 자전거를 단단히 붙들고 있는지 계속 확인합니다. "손 놓으면 안 돼요!" "알았어, 걱정하지 말고 앞이나 봐." 아이는 부모의 의미심장한 웃음이 내내 마음에 걸립니다. 다시 한 번 다짐을 하고 페달을 디딘 발에 힘을 줘 봅니다. 아직 균형을 잡지 못한 두 바퀴가 크게 휘청입니다. 아이는 황급하게 뒤를 돌아봅니다. "앞을 보라니까! 아빠가 잡고 있잖아~" 부모는 웃음 가득한 얼굴로 아이가 안심하도록 합니다. 두어 번 페달이 돌아가자 자전거는 금새 균형을 잡습니다. 자전거..

MIDBARR 2023.02.10

당인불양(當仁不讓)

- 마태복음 9:1~13 명나라 말 청나라 초, 고염무라는 사람은 명나라가 망하자 비밀조직을 결성해서 반청 운동을 벌이다가 끝내 실패하였습니다. 이후 그는 청나라 조정에 참여하기를 거부하고 평생을 저술로 마쳤습니다. 그의 대표작이 바로 '일지록'(日知錄)입니다. 그 책에서 고염무는 "천하흥망 필부유책(天下興亡 匹夫有責)"이라고 주장합니다. 말 그대로 "천하가 번성하고 쇠퇴하는 데는 논에 농사를 짓고 산에서 나무하는 보통 사람에게도 책임이 없을 수 없다."는 뜻입니다. 얼마 전 이태원에서 안타까운 사고로 많은 사람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술 먹고 놀러간 사람들이 사고로 죽은 것까지 우리가 애도해야 하는 거냐"라는 볼멘 소리를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누구도 자발적으로 '피해자'가 되는 ..

MIDBARR 2023.02.07

어찌하여 무서워 하느냐

- 마태복음 8:23~34 깊은 바닷 속을 들여다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어린 시절, 가족들과 함께 낚시배를 빌려 바다 낚시를 해 본 적이 있었습니다. 뭍에서 떠난 통통배는 약 20여 분 간 물살을 가르고 바다 가운데로 향했습니다. 점점 멀어지는 뭍을 바라보며, 그리고 소금기 가득한 바람과 함께 눈 앞에 펼쳐지는 수평선을 바라보며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느낌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게 정확히 어떤 느낌인지는 설명할 길이 없었습니다. 마침내 배가 엔진을 끄고 닻을 내렸습니다. 날씨는 맑았고 바다의 너울은 생각보다 높았습니다. 연신 배를 때리는 파도에 마치 놀이기구를 타는 것처럼 배는 위 아래로, 때론 조금 불안한 소리를 내며 양 옆으로 흔들거렸습니다. 배의 선장은 별일 아니라는 듯이 사람들에게 간단..

MIDBARR 2023.02.06

우리가 주의 이름으로

- 마태복음 7:21~29 학부 시절, 구약신학 수업 시간에 교수님께서 '십계명'(출 20:1~17)을 설명하시며 소위 신학을 전공한 사람들조차 간과하기 쉬운 부분들을 지적해주신 적이 있습니다. 그 중 세 번째 계명에 대한 이야기가 특히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너는 네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지 말라 여호와는 그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는 자를 죄 없다 하지 아니하리라 (출 20:7) 이 본문에선 '망령(妄靈)되이 부르다'라는 표현이 다양한 해석을 만들곤 했습니다. '망령되다'의 사전적 의미는 '늙거나 정신이 흐려 말과 행동이 주책없다.'입니다. 다시 말해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늙거나 정신이 흐려 말과 행동이 주책없이' 부르지 말라, 라는 뜻이 됩니다. 한자의 뜻을 해석해 보아도 딱히 감..

MIDBARR 2023.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