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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y A7/A7R

지금은 잊혀진 브랜드 미놀타(Minolta)의 유저였다면, 미놀타만의 단단한 바디 매커니즘에 대한 향수가 있습니다. 타 메이커에 비해 늘 한발 늦긴 했지만 소비자들이 감탄할 만한 놀라운 기능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예가 손떨림 방지 기능이었습니다. 보통 타사의 경우 손떨림 방지 기능이 렌즈(캐논은 IS렌즈, 니콘은 VR렌즈)에 적용되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렌즈 자체가 고가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고성능의 저소음 모터(USM 또는 AF-S, 미놀타는 SSM)와 손떨림 방지 기능이 포함된 렌즈는 대부분 100만원이 훌쩍 넘는 경우가 많았지요. 그런데 미놀타는 이 기능을 아예 카메라 바디에 넣어 버렸습니다. 이로써 같은 마운트를 공유하는 모든 렌즈가 '떨림 방지 기능'을 갖춘 셈이 되었..

REVIEW/ETC. 2013.10.21

shelly's coffee

꽤 견고한 지지를 받고 있는 듯한 로스터리 카페. 말 그대로 바닷가 바로 앞에 자리하고 있어 창문을 열어두면 내내 파도소리가 즐겁게 들린다. 두툼한 메뉴에서 핸드드립 커피를 주문했다. 저 창문 너머에는 푸른 바다가 가득히 펼쳐진다. 케냐AA. 정성껏 내려준 커피의 맛이다. 아로마가 입안까지 고스란히 전달된다. 함께 주문했던 쇼콜라 케익. 누가 뭐래도 생크림을 잔뜩 올려 한 입에 먹는 맛이 제맛. 카페 1층의 모습. 앞에 옹기종기 놓인 것은 커피슈거를 담아두는 통이다. 각종 티스푼들. 하나쯤 빼오기엔 완전 티나는 디스플레이. 차와 커피를 위한 잔들도 한쪽에 디스플레이 되어 있다. 뒤에 놓인 책 제목이 예사롭지가 않다. 카페의 지하. 왼쪽 문으로 들어가면 꽤 큰 규모의 와인셀러가 있다. 와인 저장하기엔 최적..

REVIEW/COFFEE 2013.09.23

Shi-ro

오랜만에 맛있는 저녁. 시로(shi-ro)는 성이라는 뜻이었구나. 이제 시작합니다! 가쓰오 소스와 연두부 에피타이저 참깨드레싱의 그린 샐러드. 오마카세 정식에만 등장하는 사시미 카니 내장을 크림소스로 관자 위에 올렸다. 굉장히 크리미한 맛인데 의외로 관자와 잘 어울린다. 입안을 개운하게 해줬던 해파리 냉채 민어로 시원하게 국물을 낸 오뎅탕 드디어 스시가 올려졌다. 테이블석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한 세트가 서빙되었다. 초밥과 함께 시원한 장국을 내어준다. 맛있다. 그리고 카이센동. 우니, 아까미, 교쿠 등 여러 해산물이 가득. 그리고 아부리한 초밥이 다시 놓여진다. 후또마끼의 위용! 우엉과 새우 등으로 바삭하게 튀겨낸 덴뿌라. 간장이 아닌 황색소금에 찍어 먹는다. 그리고 시원한 오차즈께. 맛있다. 디저트로 ..

REVIEW/ETC. 2013.09.07

cafe 몰디브

길을 걷다가 고소하게 로스팅된 커피향기에 저절로 이끌려 들어간 커피점. 주로 로스팅된 커피원두를 판매하는 곳이었는데 메뉴에 드립커피나 더치커피가 있어 주문해 봤다. 로스팅된 커피는 200g에 630엔. 1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한국에선 보통 100g에 6~7천원 정도에 판매된다) 횡재라도 한 기분으로 원두도 주문하고 드립커피를 마시고 있으니까 발바닥엔 불이나고 다리는 끊어지도록 아팠지만, 어쩐지 행복하단 느낌이 들었다. 내가 커피가 정말 맛있다고 이야기 하자(물론 어설픈 영어), 독특한 느낌의 주인은 영어 따위는 전혀 모르지만 기쁘다는 표정으로 웃어주었다. 피스.

REVIEW/COFFEE 2013.08.16

금왕돈까스

성북동 길을 지나다 보면, 틀림없이 기사식당이라 여겨지는 돈까스 집이 꽤 여럿 있습니다. 허름한 가게 입구에 즐비하게 세워진 택시들을 보면 '왜 택시기사들은 하필 돈까스를 먹지?' 하는 궁금증이 생깁니다. 보통 기사식당하면 여러 가지 반찬이 한상 떡 벌어지게 나오고, 두루치기나 순대국, 감자탕 등을 파는 곳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죠. 그런데 돈까스라니... 금왕 돈까스도 그런 기사식당 중에 하나였습니다. 적어도 제 기억엔 그렇습니다. 언젠가 성북동 근처에 사진을 찍으러 돌아다니다가 허기를 못 이겨 들어갔던 식당이었습니다. 음식의 질보다는 양이 중요하기도 했고 적어도 기사식당이라면, 이라는 기대가 있었거든요. 금왕돈까스, 함박까스, 생선까스, 돈까스 정식... 등의 80년대스러운 메뉴를 보는 순간, 제..

REVIEW 2013.08.16

생각해보면...

생각해보면, 가방속에 로모(LOMO)를 넣고 다니다가 팅팅거리며 사진을 찍고 LS40ED로 필름을 스캔하던 때보다 휴대전화 하나면 사진도 찍고 동영상도 담을 수 있는 요즘, 압도적으로 많은 량의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컴퓨터를 동기화하고 파일들을 보면(스캔도 필요없다!), 좀 난감해 질 때가 많습니다. 분명 사진은 사진인데.... 대부분의 카메라 어플이 이미지 보정기능(토이카메라 모드도 있고 다양하죠)을 지원하기 때문에 딱히 포토샵의 보정이 필요 없어 한결 쉬워지고, 더 편해졌을 것 같지만, 막상 사진 그 자체로 본다면 일상의 기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을 종종 느끼게 됩니다. 오늘은 누구를 만났고, 뭘 먹었고... 등등. 그래서 오히려 요즘은 사진이 좀 고픕니다. 좀더 정확히 말하..

REMEMBRANCE 2013.08.16

화가 난다

* Facebook에 적었던 내용을 옮겨봅니다. 요즘 주위 사람들을 보면, 마치 속에 담긴 화(火)를 뿜어내지 못해 안달인 것처럼 보입니다. 얼마전 지하철에서 손잡이를 두고 작은 실랑이가 있었습니다. 대수롭지도 않은 일인데, 여자분의 짜증이 좀 심하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상대인 남자분이 대뜸 육두문자를 내뱉는 것을 보고 적잖이 놀랐습니다. 아침 출근길에 난데없는 실랑이를 보며, 그래봤자 손잡이 하나고 그래봤자 발 하나 양보하면 되는 일이 아닌가 싶어 좀 아연했습니다. 그 작은 일이 문제가 아니라, 마치 늘 속에 화를 담고 있다가 누군가 도화선에 불만 붙여주길 기다리는 것처럼 보입니다. 운전을 할 때에도, 차의 움직임을 보면 그 속에 있는 사람의 '화'가 보입니다. 조급함과는 또 다른 어떤 '분노'가..

REMEMBRANCE 2013.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