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266

늘 시작은 두근거림이다.

공항 유리창 너머로 내가 타고갈 비행기가 보일 때, 비로소 여행은 실감이 나고 심장은 쿵쾅거린다. 착실하게 수속을 마친 덕에 아직 20분 넘게 남은 대기시간이 더디게만 느껴지는 즐거운 긴장감. 다시 어딘가로 여행을 계획하게 된다면 역시 이 순간을 가장 기다리게 될 것만 같다. JAL을 타기 위해서 셔틀트레인을 이용해 탑승동으로 이동 중. 인천국제공항은 1~50번 탑승구는 여객터미널(본관)에서, 101~132번 탑승구는 셔틀트레인으로 연결된 탑승동에서 보딩하게끔 되어 있다. 과거 버스로 운행하던 것에 비해 무인으로 운전되는 셔틀트레인은 얼마나 멋지던지. 미리 준비해 온 포테이토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일본 일정을 고민하던 중. 사실 갑자기 출발하게 된 터라 1일차의 일정 외에는 모두 오리무중인 상태였다. 가이..

SOUVENIR/Japan 2011.03.25

waterman

Waterman Hemisphere Moonlight CT 늘 누군가에게 선물하던 만년필을 큰 맘 먹고 구입했다. 중요한 미팅 자리에서 필통꺼내 필기구를 꺼내는 일이 어쩐지 얼굴 뜨거운 일로 여겨질 무렵부터 만년필을 하나 사야겠다, 라는 호기를 부렸다. 종이 위에 사각거리며 잉크를 남기는 그 소리와 느낌이 좋아서 만년필은 오래전부터 위시리스트에 있었지만, 딱히 큰 필요가 없다는게 늘 뒷목을 잡곤 했는데, 이 정도는 나이에 걸맞는 소품이야, 라는 억지와 함께 마침 일이 있어 나간 차에 광화문 핫트랙에서 구입했다. 워터맨 헤미스피어는 만년필로는 매우 착한 가격(몽블랑을 검색해보라!)의 프랑스 제품이지만, 그립감부터 펜촉의 느낌까지 만년필의 기본이 제대로 잡혀 있다. 컨버터(위의 사진에서 만년필 옆에 있는 것..

REMEMBRANCE 2011.03.19

호타루의 빛

최근에 재미있게 보았던 일본드라마, 호타루의 빛 일본어는 전혀 모르기 때문에(자막의 힘은 늘 놀랍다!), 인트로에 나오는 영상을 보고 호타루=반딧불이 아닐까 추측해보는 정도지만 드라마의 내용은 '반딧불'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 주인공의 이름이 제목과 같은 호타루(아야세 하루카). 이 드라마에선, 회사에서는 능력있고 깔끔한 여직원이지만 집에서는 '주머니가 뒤집어진' 트레이닝복 차림에 아무렇게나 모아 하나로 묶은 머리, 한 손에는 캔맥주와 입에는 오징어를 질겅거리는 여성을 '건어물녀'로 정의하고, 주인공을 그 '건어물녀'의 대표주자로 등장시킨다. 그녀가 건어물녀에서 벗어날 가능성은, "무리. 절대 무리, 죽어도 무리, 죽었다 깨어나도 무리"이다. 우연히(라고 말하기엔 어이없는) 같은 집에 동거아닌 동거를 하..

REMEMBRANCE 2011.03.18

견인

갑자기 엑셀러레이터가 작동하지 않을 때의 당혹함이란... 다행히 큰 길에 들어서기 전이었지만 여러 골목이 교차하는 좀 애매한 지점에서 차는 거짓말처럼 서버렸다. 엑셀러레이터를 밟아도 아무런 반응이 없고 엔진은 마치 성치않은 폐를 가진 사람의 밭은 기침처럼 쿨럭쿨럭거리더니 이내 멈춰버렸다. 하필이면, 시간 약속을 해 두고 차를 몰고 나가던 참이다. 그것도 앞으로의 1년간의 삶이 어떻게 될까, 고민하며 나가던 참이라 더 '하필'이었다. 오래 생각할 겨를이 없어 바로 보험사의 견인 서비스에 연락을 했다. 때마치 3월의 눈이 꽃가루처럼 흩날리기 시작했다. 마치 뭔가 안 좋은 일의 전조처럼 잔뜩 흐린 날씨. 갑자기 서 버린 엔진. 괜찮은걸까?

REMEMBRANCE 2011.03.18

1st Lomography

Lomo LC-A Fuji 400/Filmscan/Lomography 1st Roll(2001) 처음 로모(Lomo)라는 수동 카메라를 알게 해 준 사진. 후배 로모를 빌려서 동해 여행을 다녀온 뒤 현상, 필름스캔이라는 생소한 과정을 거쳐서 얻게 된 한 장의 사진 덕분에, 결코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하고, '불편하고, 어설프게 조립되었고, 필름카메라이기에 유지비도 적지 않은' 그러나 나의 시간을 마치 그 때로 고스란히 돌려 놓을 수 있는 마술 같은 카메라를 구입하게 되었다. 로모의 매력이란, 그런 일상성이 아닐까? 여전히 내 로모는 현역이다...

츠키지 장외시장

일본 동경의 대표적인 수산시장이며 최대 참다랑어 경매지이기도 한 츠키지 시장. 수산물 경매와 1차적인 수산물 가공이 이뤄지는 장내시장과 수산관련 물품이나 정돈된 수산제품을 판매하는 장외 시장으로 구분이 되어 있다. 새벽 6시, 코끝이 찡할만큼 추운 날씨였는데도 상점을 찾는 사람이나, 또 상점을 운영하는 사람들 누구도 어깨 하나 움츠리지 않고 바쁘게 일하고 있었다.

SOUVENIR/Japan 2011.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