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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인

갑자기 엑셀러레이터가 작동하지 않을 때의 당혹함이란... 다행히 큰 길에 들어서기 전이었지만 여러 골목이 교차하는 좀 애매한 지점에서 차는 거짓말처럼 서버렸다. 엑셀러레이터를 밟아도 아무런 반응이 없고 엔진은 마치 성치않은 폐를 가진 사람의 밭은 기침처럼 쿨럭쿨럭거리더니 이내 멈춰버렸다. 하필이면, 시간 약속을 해 두고 차를 몰고 나가던 참이다. 그것도 앞으로의 1년간의 삶이 어떻게 될까, 고민하며 나가던 참이라 더 '하필'이었다. 오래 생각할 겨를이 없어 바로 보험사의 견인 서비스에 연락을 했다. 때마치 3월의 눈이 꽃가루처럼 흩날리기 시작했다. 마치 뭔가 안 좋은 일의 전조처럼 잔뜩 흐린 날씨. 갑자기 서 버린 엔진. 괜찮은걸까?

REMEMBRANCE 2011.03.18

1st Lomography

Lomo LC-A Fuji 400/Filmscan/Lomography 1st Roll(2001) 처음 로모(Lomo)라는 수동 카메라를 알게 해 준 사진. 후배 로모를 빌려서 동해 여행을 다녀온 뒤 현상, 필름스캔이라는 생소한 과정을 거쳐서 얻게 된 한 장의 사진 덕분에, 결코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하고, '불편하고, 어설프게 조립되었고, 필름카메라이기에 유지비도 적지 않은' 그러나 나의 시간을 마치 그 때로 고스란히 돌려 놓을 수 있는 마술 같은 카메라를 구입하게 되었다. 로모의 매력이란, 그런 일상성이 아닐까? 여전히 내 로모는 현역이다...

츠키지 장외시장

일본 동경의 대표적인 수산시장이며 최대 참다랑어 경매지이기도 한 츠키지 시장. 수산물 경매와 1차적인 수산물 가공이 이뤄지는 장내시장과 수산관련 물품이나 정돈된 수산제품을 판매하는 장외 시장으로 구분이 되어 있다. 새벽 6시, 코끝이 찡할만큼 추운 날씨였는데도 상점을 찾는 사람이나, 또 상점을 운영하는 사람들 누구도 어깨 하나 움츠리지 않고 바쁘게 일하고 있었다.

SOUVENIR/Japan 2011.02.17

디지털 SLR?

렌즈교환식 디지털 SLR(일안반사식)이 하이앤드급 디지털 카메라(보통 렌즈교환식이 아닌)와 별반 다름 없은 가격대를 형성하면서부터 이왕이면, 하는 마음으로 디지털 SLR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사진이나 카메라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없는 분들이 판매점의 말만 믿고, 혹은 아는 오빠의 말만 믿고 덜컥 100만원대 '장난감'을 구입하는데 있습니다. 이런 분들이 대략 원하는 건 두 가지 입니다. 1. 배경이 뽀샤시하게 나오면 좋겠어요. 기존의 디지털은 대부분 팬포커싱이라 주제와 배경이 모두 선명하게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처럼 심도가 깊은 사진을 일부러 의도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에 이것이 '단점'이라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사실 휴대용 디카의 목적 중에는 '현장 기록'이라는 중요한 이유도 ..

REVIEW 2010.08.25

늘 기억하고 있습니다.

뉴욕에 있던 2주 남짓한 시간 동안 친아들처럼 아껴주셨던 장로님과 권사님. 가만히 생각해보니, 장로님을 처음 뵈었던 것이 1988년 올림픽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 했던 때였습니다. 좋은 교회선생님으로 뵙게 된 장로님은 그 때나 지금이나 저에겐 참 중요한 나침반이세요. 신앙이나 개인의 삶이나 때론 용기나 결단에 대해서도 장로님의 말씀이 가슴에 오래 각인되어 있습니다. 권사님께서 그곳 교호에서 전도사로 섬기시는 모습이 참 좋은데, 밤 10시 퇴근은 너무 가혹해요. 아침부터 수고하시는 권사님 덕분에 아무 대책없이 미국으로 날아간 사람들이 간신히 터전을 잡아가는 거겠지만, 건강이 어떠실지 걱정이 앞서더라구요. 늘 기억하고 기도하겠습니다. 두분, 그리고 소영자매의 귀여운 딸 시드니도 모두 건강하시길...

REMEMBRANCE 2010.08.25

42nd ST

거리 이름 하나가 이 정도의 유명세를 갖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42번 스트리트와 브로드웨이 에비뉴가 만난 지점. TKTS의 매표소와 계단식 관람대가 있고 그 뒤로 세계에서 내로라 하는 회사들의 광고판이 자리잡고 있는 곳. 새해 카운트다운이 시작될 때면 어김없이 수많은 인파로 가득 채우는 곳 바로 타임스퀘어. 근처 맥도날드에서 간단한 요기를 하고 걸어나오니 가을에서 겨울로 접어드는 뉴욕의 저녁바람에서 콧끝 찡한 차가움이 느껴진다. S5pro, 17-55mm F2.8 copyright(c)2011 changbohn@gmail.com

SOUVENIR/New York 2010.08.25

Murray Hill

Long Island Rail Road Murray Hill 플러싱에서 출발하는 7호선 대신, 조금 걸어 머레이 힐에서 LIRR을 타고 펜실베니아 역으로. 요금은 조금 비싸지만, 지하철이 아닌 '기차'를 타보는 느낌도 괜찮았고, 역무원이 객차 사이로 다니며 새로 탑승한 승객의 표를 일일이 검표하는 것도 재밌었다. 무엇보다 뉴욕의 중심으로 도착하는데 불과 40분 정도. 7호선 지하철은 1시간이 조금 넘게 걸리기 때문에 42번가 쪽이나 자연사 박물관, 어퍼웨스트 방향으로 갈 생각이라면 LIRR을 이용하는 편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펜실베니아 역(흔히 펜 스테이션이라고 한다, 메디스 스퀘어가든이 있는 거대한 복합건물이다)에서 내려 타고 온 기차를 찍는데, 옆을 지나던 히스페닉이 'No. photo here..

SOUVENIR/New York 2010.08.19

예수님의 자리...

이명박 정부에서 '고소영'내각이라는 말이 처음 등장했을 때, 그리고 그 뜻이 '고려대, 소망교회, 영남출신'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얼굴이 마치 불이라도 덴 듯 확 달아 올랐던 적이 있습니다. 아마 이명박 대통령이 소망교회의 장로라서 그랬으리라 생각합니다. 사명만 있고 권리가 없는 자리가 '장로'인데 그런 자리에 앉았다 한들 그것이 정치적 기반이 되고 또 인맥이 되어 이 정권의 인력풀로 기능하고 있다는 것이 제 신앙의 상식으론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상식'이 되는 것이 요즘 한국 사회인 듯 합니다. 소망교회 장로 한 자리 하면, 이 정권에서 내각 한 자리쯤 떨어지는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적지 않은 듯 보입니다. 위장전입을 했든, 땅 투기를 했든, 교회는 다니지만 예수가 뭐..

REMEMBRANCE 2010.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