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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zz Story

삼청동 길의 끝자락, 삼청공원 가까이에 있었던 Jazz Story는 아직 삼청동이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던 때에, 광화문에서 모인 친구들과 주로 찾던 곳. 명색이 재즈카페였던 터라, 어떤 날은 꽤 유명한 쿼텟의 연주를 눈 앞에서 보기도 했고, 또 지긋한 연세의 멋진 백발을 가진 재즈 피아니스트가 연주하는 "over the rainbow"를 들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곳이었다. 하지만, 몇년 뒤에 찾아간 그곳은 깜짝 놀랄정도로 다른 모습이 되어 있었다. 마치 7080 콘서트라도 하듯, 올드 팝과 흘러간 가요가 주가 된 레퍼토리에 (심지어 제대로 차려입은 사회자까지 있었다...!) 도무지 이해할 길 없는 하우스 밴드는 마치 그곳에 대재앙이라도 벌어진 것처럼 보였다. 내맘처럼 심난했는지 의자위에서 잠들어버린..

REMEMBRANCE 2011.09.07

반추

돌이켜 생각해보는 일에 게을러진다. 돌이켜 생각하는 일에 약간의 두려움이 생겼기 때문이다. 억지로 맞서 생각할 만큼의 여유가 없다는 핑계가 생겼다. 몇 년이 시간이 흐르면, 오늘의 나를 어떤 모습으로 또 기억하게 될까? 그때도 역시, 유쾌하지 않은 웃음으로 반추되는 기억을 저만치 떠밀어낼 건가. 마음이 흘러가는 방향은.. 마치 길을 정하지 않은 바람소리 같아서 귀곁에서 웅웅거리다가 어느새 저만치 하늘 끝에 툭하니 걸린다. 무심하게 키워보는 화초처럼, 물도 주지 않아도 지루한 장마에 햇빛조차 변변치 않았는데도, 어느새 훌쩍 자라버렸다. 내일은 일찍 일어나야하는데. 나는 게을러지고 있다. Fin.

REMEMBRANCE 2011.07.18

Shibuya

일본은, 시부야에서 느끼는 저녁의 공기냄새 같은 것. 약간 짭조름한 간장 향기가 나고, 그해 유행하는 향수의 향을 어디서나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맛있는 라멘집과 거미줄처럼 복잡하고 '비싼' 전차가 지나는 곳. 덩치 좋은 흑인이 일어로 호객행위를 하는 곳. 스타벅스의 '호또 토루 라떼'(Hot Tall Latte)가 한국보다 싼 곳. 비슷하게 생긴 사람들이 참 다르게 살아가는 곳. 일본.

SOUVENIR/Japan 2011.06.19

츠키지 시장

일본 최대의 참치거래시장으로 유명한 츠키지 시장. 이른 새벽부터 바쁘게 움직이는 곳. 경매장과 가까이 있는 장내시장은 경매로 낙찰받은 참치를 해체하느라 분주한 모습. 1미터가 훌쩍 넘는 해체도구는 각 가게마다 고유하게 전해져 오는 거라 가게마다 조금씩 길이도 모습도 다르다. 소비자를 상대하는 장외시장에는 여러 먹거리와 장내시장에서 나온 수산물을 판매하는 곳. 잠시 다리를 쉬며 계란찜(?)과 아주 흡사한, 그리고 달콤한 간식. 날씨는 매섭도록 춥지만, 시장의 열기는 그동안 일본에서 보지 못한 '신선하게 펄떡이는' 느낌이다. 위의 달콤한 계란찜(정확한 이름을 모르기에)은 하나에 250엔 정도.

SOUVENIR/Japan 2011.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