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EMBRANCE

호타루의 빛

mimnesko 2011. 3. 18. 16:21



최근에 재미있게 보았던 일본드라마, 호타루의 빛
일본어는 전혀 모르기 때문에(자막의 힘은 늘 놀랍다!), 인트로에 나오는 영상을 보고 호타루=반딧불이 아닐까
추측해보는 정도지만 드라마의 내용은 '반딧불'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

주인공의 이름이 제목과 같은 호타루(아야세 하루카).
이 드라마에선, 회사에서는 능력있고 깔끔한 여직원이지만 집에서는 '주머니가 뒤집어진' 트레이닝복 차림에
아무렇게나 모아 하나로 묶은 머리, 한 손에는 캔맥주와 입에는 오징어를 질겅거리는 여성을 '건어물녀'로 정의하고,
주인공을 그 '건어물녀'의 대표주자로 등장시킨다. 그녀가 건어물녀에서 벗어날 가능성은,
"무리. 절대 무리, 죽어도 무리, 죽었다 깨어나도 무리"이다.

우연히(라고 말하기엔 어이없는) 같은 집에 동거아닌 동거를 하게 된 같은 남녀의 알콩달콩한 이야기.
좌충우돌의 이야기들이 매회마다 깨알같이 펼쳐진다. 아야세 하루카의 '건어물녀' 연기도 꽤 훌륭하고,
아무리봐도 김남주의 눈빛을 가진 후지키 나오히토(타카노 세이이치 역)의 연기도 호흡이 좋다.
만화가 원작이라 설정으로 재밌는 부분보단 캐릭터로 만들어내는 웃음이 많긴 하지만,
직장 생활의 녹록치 않은 이야기와 사람들 간의 이야기가 잘 버무려져 맛깔스런 한 그릇이 되었다.

2007년 세간에 '건어물녀' 열풍을 몰고왔고, 2010년에 속편 "호타루의 빛2"이 제작되기도 했는데,
피곤한 일상을 마치고 돌아온 저녁에, 모니터 옆으로 발 뻗고 보기 딱 좋은 드라마.

결론 : 재밌다. 단 하루에 몰아보지 말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