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42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이문열의 말처럼, 누구나 인생에 한번 쯤은 신춘문예라도 응모할 듯이 원고지를 휘갈기고 싶을 때가 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마음속에 응어리처럼 담겨 있는 이야기들을 밖으로 끄집어 내고자 하는 자연스러운 배설의 욕구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그 당시 내 책꽂이에는 몇몇 작가의 책들이 편협하게 꽂혀 있었다. 우선 이문열의 책들(삼국지를 제외한)이었고, 문학동네에서 출간된 이문열 전집까지 10권 남짓한 그의 책들이 있었다. 이후 김승옥의 소설이 문학동네에서 컬랙션으로 출간되어 모두 구입했다. '무진기행'이라는 단편으로 이름만 아는 정도였던 김승옥의 소설은 놀랍게도 여타의 책을 지그시 눌러줄 수 있는 압력을 가지고 있었다. 왜 이어령 씨가 이 분을 호텔방에 감금(?)까지 하며 이상문학상의 첫번째 수상을 안겨 주었는..

REVIEW/BOOK 2010.08.13

Invictus

최근에 본 영화 인빅터스(Invictus). 모건 프리만과 맷 데이먼의 흠잡을 때 없는 연기도 대단했지만, 무엇보다 '미스틱 리버'부터 한결같이 사회의 묵직한 주제를 거침없이 다뤄가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연출력이 인상적인 영화였다. 1996년 모두의 예상을 뒤집고 럭비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남아공 대표팀의 이야기와 남아공 첫 흑인 대통령이었던 만델라의 이야기가 절묘하게 배합되어 있는 이 이야기는 허구라고 해도 믿기 힘든 실화를 소재로 하고 있다. 아프리카민족회의(ANC) 의장으로 백인 주류사회를 향한 무장 봉기를 주도했던 혁명가였으며, 동시에 30여년간 정치범으로 수감되었던 범죄자였고, 이어 남아공 최초의 흑인대통령(1994~1996)이었던 넬슨 만델라의 실화를 다루고 있다. 만델라 스스로가 자신의 ..

REVIEW/MOVIE 2010.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