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MOVIE

Invictus

mimnesko 2010. 5. 12. 13:54




최근에 본 영화 인빅터스(Invictus).
모건 프리만과 맷 데이먼의 흠잡을 때 없는 연기도 대단했지만, 무엇보다 '미스틱 리버'부터 한결같이 사회의 묵직한 주제를 거침없이 다뤄가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연출력이 인상적인 영화였다. 1996년 모두의 예상을 뒤집고 럭비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남아공 대표팀의 이야기와 남아공 첫 흑인 대통령이었던 만델라의 이야기가 절묘하게 배합되어 있는 이 이야기는 허구라고 해도 믿기 힘든 실화를 소재로 하고 있다.

아프리카민족회의(ANC) 의장으로 백인 주류사회를 향한 무장 봉기를 주도했던 혁명가였으며, 동시에 30여년간 정치범으로 수감되었던 범죄자였고, 이어 남아공 최초의 흑인대통령(1994~1996)이었던 넬슨 만델라의 실화를 다루고 있다. 만델라 스스로가 자신의 대역으로 점찍었던 '모건 프리만'은 절정의 연기를 보여준다. 남아공의 영어 악센트는 물론이거니와 눈빛과 어눌한 움직임 모두 만델라를 화면으로 되돌린 것만 같다.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의장이었지만, 대통령이 되어서는 분리가 아닌 화합과 통합을 강조했던 만델라의 삶은 10년이 훌쩍 시간을 지나도 여전히 왼쪽 날개와 오른쪽 날개가 서로를 인정하지 못해 끝내 날지 못하는 새가 되어버린 우리나라의 모습과 묘하게 닮은 구석이 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밀리언달러 베이비에서 보여줬던 스포츠의 힘을 한껏 끌어올려, 현실의 남아공을 럭비 경기장에 압축시켜 넣었다. 럭비와 정치, 현실과 스포츠는 경계없는 면처럼 밀착되어 보여지고 한 지도자의 고뇌와 노력은 충분한 평가와 보상이 없더라도 반드시 흘려야 할 땀임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하나의 성과를 열 개의 결과로 보상 받고 싶어하는 지도자가 있다면, 열 개의 일을 하고도 하나의 일처럼 겸손하게 자신을 낮출줄 하는 지도자가 있다. 개인의 인격이 완성되기에 6, 70년의 삶은 어찌 보면 너무 짧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몇천 년의 역사 속에도 배울 줄 모르는 지도자와 부스러기 같은 자본주의 개념에 기대어 결국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사람들이 '사회의 지도층'으로 군림하는 것은 또 얼마나 애처로운 일일까.

인빅터스. 결코 정복되지 않는 그 소망이 우리에게도 필요하다. 
이땅에 오셨던 예수 그리스도의 삶이 그러했듯이...



 Invictus
- William E. Henley(1849~1903)

온 세상이 지옥처럼 컴컴하게
나를 뒤덮은 밤의 어둠 속에서
나는 정복되지 않는 영혼을 주신
모든 신들에게 감사한다.

환경의 잔인한 손아귀에 잡혔을 때도
난 추춤거리지도 울지도 않았노라
운명의 몽둥이에 수없이 두들겨 맞아
내 머리 피 흘리지만 굴하지 않노라

분노와 눈물의 이승 저 너머엔
유령의 공포만이 섬뜩하게 떠오른다
허나 세월의 위협은 지금도 앞으로도
내 두려워하는 모습, 보지 못하리라

천국문이 아무리 좁다 해도 상관없다.
온갖 형벌이 두루마리에 기록되어 있다해도 상관없다.
나는 내 운명의 주인.
나는 내 영혼의 선장.

Out of the night that covers me,  
Black as a pit from pole to pole,
I thank whatever Gods may be
For my unconquerable soul.

In the fell clutch of circumstance
I have not winced nor cried aloud
Under the bludgeonings of chance
My head is bloody but unbowed.

Beyond this place of wrath and tears
Looms but the horror of the shade
And yet the menace of the years
Finds and shall find me unafraid.

It matters not how straight the gate,
How charged with punishements the scroll,
I am the Master of my Fate
I am the Captain of my S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