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EMBRANCE

클릿페달 적응 중...

mimnesko 2015. 7. 3. 01:06

 

 

iPhone5

 

 

최근에 자전거를 점검하면서 페달을 교체했다.

지금은 일본에서 알콩달콩 보내고 있는 Tim에게 양도받은 Look 클릿을 내내 보관만 하고 있다가, 일단 설치라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바이크 클리닉 미캐닉에게 부탁을 드렸다.

 

"전에 클릿 페달 사용해 본 적 없으시죠?"

"...네."

그러자 미캐닉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곤 손가락을 세 개 펴서 나에게 보여 주며 말했다.

"세 번은 넘어지실 거에요."

"...네?"

"클릿페달은 세 번은 제대로 넘어져야 적응한다는 뜻이죠. 저도 세 번 넘어졌어요."

 

이미 제대로 한 번 넘어지고 난 뒤라 가뜩이나 풀이 죽어 있었는데 이런 먹구름 가득한 예언이라니!

내가 자전거를 안고 넘어지는 걸 상상해 보면 된다. 실제로 최근에 제대로(?) 넘어질 때에도 나는 나름 '사뿐히' 우당탕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일어나 보니 주위 사람들은 119라도 부를 기세였다. 사뿐히..가 아니었던 거지. 하긴 지금도 가슴 언저리가 뻐근해서 잘 때마다 찌릿찌릿하곤 하는데 뭐 대단치도 않았을 것 같다. 그런데 앞으로 세 번 더라니....

 

그런데 막상 미캐닉의 설명을 듣고 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클릿 페달은 신발과 페달이 함께 고정되기 때문에 자전거를 세우거나 긴급한 상황이 생겨서 신속하게 땅에 발을 디뎌야 할 때에 문제가 생긴다. 쉽게 표현하면 '넘어질 수 있는 것'이다. 체결된 페달에서 발을 빼내기 위해선 우선 재빨리 '클릿에서 발을 분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보통 발목을 살찍 비틀면 되는데 문제는 긴급한 상황에서 이 동작이 얼마나 기민하게 이뤄지느냐 하는 점이었다. 그리고 장담하건데 나는 10번 중 9번은 실패할 자신이 있었다. 세 번 정도면 귀여운 수준인 거지...

 

막상 몇 번 라이딩을 해보니 자전거가 움직이는 상태에서 정확하게 클릿에 체결하는 일이 더 걱정이었다. 제대로 '딸깍'하는 소리와 함께 체결이 되어야 하는데 막상 해보니 번번히 빗나가기 일쑤였다. 그 때마다 다리에는 멍 자국이 하나씩 생겨났다. 힘을 주고 페달을 디뎌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 장착을 못해 미끌하면 다리에 제대로 상처가 난다. 그렇게 생긴 상처가 벌써 세 군데...-_-;;

 

그래도 다행인 건, 잘못 체결하는 횟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아무리 신경을 써도 넘어지는 건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았다. 분명히 연습한 대로 페달에서 체결을 해제하고 땅에 발을 디뎠는데, 오히려 반대편으로 속수무책 넘어져 버린 것이다. 앞으로 두 번은 더 넘어져야 이 페달을 익숙하게 사용하게 된다는 이야긴데, 아무쪼록 한 번으로 그 가르침이 충족되었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넘어지면 ...정말..아프다고...

(그리고 주위 분들, 생각보다 심각하게 넘어진 건 아니니까 너무 염려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