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먹고 엘카페를 찾아간 날이 하필이면 이사를 위해 메인으로 사용하던 에스프레소 머신 '헥사곤'을 들어내던 날이었다. 국내 기술로 제작된 최초의 상용 에스프레소 머신이라는 수식어가 늘 붙어다니는 이 머신을 보고 싶은 마음이 엘카페를 방문한 마음 중 절반은 되었기 때문에, 카페 입구에 비닐포장되어 조심스럽게 놓여 있는 헥사곤을 보니 아쉬운 마음이 가득했다. 엘카페는 그리 넓지 않았다. 넓지 않은 매장에 주방 겸 서비스 테스크는 말도 안 되게 넓었다. 한국에서 스페셜티 커피로 나름 유명세를 가진 카페들의 내부 구조가 이와 비슷하다. 압도적으로 매장 크기가 큰 경우(광화문의 테라로사 처럼)가 아니더라도 미국의 스텀프타운이나 인텔리젠시아의 인테리어를 선호하는 경향이 체감으로 느껴졌다. 매장의 테이블 수가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