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DBARR 92

그들을 내게 구별하였음이라

- 민수기 8:1~26 유월절, 맥추절(초실절), 초막절과 같은 구약의 3대 절기(혹은 무교절, 칠칠절, 나팔절, 속죄일을 더해 7대 절기로 구분하기도 합니다)는 대부분 출애굽 이후 광야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고 수천 년이 지난 지금도 이스라엘 사람들은 이 절기들을 지키고 있습니다. 그중 가장 성대한 절기는 아무래도 '유월절(passover)'입니다. 열번 째 재앙이 이집트를 뒤덮던 그 밤, 처음 태어난 것들이 모두 죽던 그 밤에 피로 바른 문설주의 이스라엘 백성만이 목숨을 잃지 않을 수 있었기 때문에 유월절은 죽음과 동시에 생명을 상징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더불어 유월절은 그들의 안락했던(?) 이집트에서의 삶이 마감되고 홍해를 건너 광야의 삶이 시작되는 출발점이리도 합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각..

MIDBARR 2023.01.14

모두 함께, 모두 같이

- 민 7:12~89 교회에서 식사를 제공하는 경우, 나이 지긋하신 권사님의 지시에 따라 여러 집사님들이 일사불란하게 많은 교인들의 식사를 준비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됩니다. 보통 권사회 또는 여전도회, 또는 공동체(순, 구역)에서 순번을 정해 식사를 준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미묘한(?) 신경전이 있을 때도 있다고 합니다. 가령 지난 주 맡은 부서가 맛있는 반찬을 준비했다면, 이번 주 순서를 맡은 부서에서는 무조건 지난 주보다 맛있거나 비싼 재료가 올라가야 한다, 라는 보이지 않는 경쟁을 하곤 한다는 것입니다. 때로는 웃고 넘길 수준을 넘어서는 경우도 종종 있어서 이것을 중재하기가 쉽지 않다는 사역자들의 이야기를 가끔씩 듣게 됩니다. 성도들과 나눌 한 끼의 점심 식사지만..

MIDBARR 2023.01.13

그 어깨로 메는 일

- 민수기 7:1~11 아이를 키우다보면, 두 손 가득 무언가를 쥔 어린 아이에게서 그 손에 쥔 것을 순순히 내놓게 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게 됩니다. 과자 하나 사탕 하나를 들고 있는 아이에게 '과자 하나만 줄래?'라고 말하는 것은 아이가 가진 전부를 내놓으라는 말처럼 들리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완강하게 거부합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아이 손에서 과자나 사탕 하나를 순순히 받아낼 수 있을까요? 지혜로운 엄마들은 그 경우 아이가 좋아할 만한 간식을 하나 더 준비합니다. "엄마가 이걸 주려고 했는데, 어떡하지? 받을 손이 없네?" 아이는 자신의 손에 든 과자와 사탕을 바라봅니다. 네, 손이 부족하죠. 그 경우 놀랍게도 어린아이조차 자신의 손에 있는 간식과 엄마 손에 있는 간식의 중요도를 재빠르게..

MIDBARR 2023.01.12

그의 얼굴을 네게 비추사

- 민수기 6:13~27 나실인의 서원을 마치고 '자기의 몸을 구별한 날이 찬' 사람은 그의 거룩함의 상징이었던 머리카락을 모두 잘라, 화목 제물 밑에 있는 불에 올려놓는 것으로 자신의 의무가 다했음을 하나님과 제사장 앞에 알리게 됩니다. 레위인이 아님에도 특별한 서원을 다짐한 사람의 거룩함의 의무가 마침내 종결되었습니다. 이제 그는 다시 포도주를 마실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처럼 거룩은 경건한 의무입니다. 더불어 그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거룩은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요구되었던 선택받은 민족의 성품이기도 했습니다. 거룩함, 즉 기쁘게 구별됨을 선택한 사람들에게 하나님이 주시는 약속은 웅장합니다. 하나님은 모세를 통해 그리고 아론과 그의 아들들을 통해 이스라엘 백성을 축복하고 있습니다. 여호와는 ..

MIDBARR 2023.01.11

나실인(Nazirite)은 누구일까?

- 민 6:1~12 성경을 읽다보면 종종 '나실인'이라는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구약의 삼손이나 사무엘과 같은 사람들을 '나실인'이라고 불렀습니다. 매일성경에서는 친절하게 나실인을 '자기를 하나님께 드린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즉 레위인처럼 하나님께 '구별된 사람'들이 이스라엘 회중 가운데도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나실인(Nazirite)의 히브리어 '나자르'의 뜻 자체가 '구별하다', '분리하다'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스스로가 어딘가로부터 구별되고 분리된 사람들이라는 의미인 셈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2절 말씀입니다. 이스라엘 자손에게 전하여 그들에게 이르라 남자나 여자가 특별한 서원 곧 나실인의 서원을 하고 자기 몸을 구별하여 여호와께 드리려고 하면 (민 6:2) 나실인은 '남성'의 전유물이 ..

MIDBARR 2023.01.10

의심의 제물(offering for jealousy)

- 민수기 5:11~31 이스라엘 백성의 부정함(나병, 유출병 등)과 죄에 대해 이야기하던 본문이 갑자기 남편의 '아내의 부정'을 의심하게 되었을 때, 그것을 감별하는 방법으로 이어집니다. 이 본문은 14절 말씀으로 시작되고 있습니다. 그 남편이 의심이 생겨 그 아내를 의심하였는데... (민 5:14 상반절) 이 경우 남편은 보리 가루 십분의 일 에바를 가지고 아내와 함께 제사장을 찾습니다. 이 보리 가루 십분의 일 에바를 개역개정에선 '의심의 소제'로 적고 있는데, NIV에선 "offering for jealousy" 즉 '질투의 소제'라고 번역하고 있습니다. 제사장은 남편의 '질투'에 몇 가지의 절차를 따라 의식을 진행하게 됩니다. 1. 여성을 하나님 앞에 세웁니다. 2. 여자의 머리 가리개(성전에서..

MIDBARR 2023.01.10

레위인의 인구조사 결과

- 민수기 4:34~19 레위의 각 자손, 즉 게르손과 고핫, 므라리 자손이 역할과 임무를 상세하게 지시한 뒤, 모세는 각 자손의 숫자를 다시 계수합니다. 기준은 30세부터 50세까지의 성인 남성입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레위인들이 성소에서 담당한 업무는 조심성과 더불어 상당한 체력이 요구되는 일이었습니다. 광야 성소가 이동해야할 때에는 말할 것도 없고 성소가 한 곳에 머물러 있을 때에도 각 자손의 맡은 부분을 유지하고 보수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했습니다. 마치 전쟁을 준비하는 군인들이 결연함처럼, 레위 자손은 매일 실전을 방불케하는 고된 강도의 훈련과 연습을 반복했을 것입니다. 우선 성전 내부의 일을 담당했던 30세부터 50세까지의 고핫 자손의 숫자는 2,750명입니다. 이들은 성소와 지성소의 성물..

MIDBARR 2023.01.07

레위 자손의 직무 연령과 내용

- 민수기 4:1~33 본문에서 하나님은 모세와 아론을 통해 레위의 자손, 즉 게르손과 고핫, 므라리 자손의 임무를 상세히 알려줍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이스라엘 백성과 구별된 레위인들은 광야 성소의 이동과 설치를 담당하는데 그중 게르손 자손은 주로 성막에 사용되는 천, 덮개, 휘장 문들과 설치에 필요한 재료들을, 그리고 므라리 자손들은 성막의 널판지, 기둥, 기동의 받침이나 말뚝, 줄 등을 담당하게 됩니다. 고핫의 자손은 성전(성소와 지성소)의 모든 성물을 담당하게 됩니다. 앞 장에서 하나님께서 레위인을 '내 것이라'고 명령하시며, 모든 이스라엘 백성의 첫 아들과 가축의 첫 새끼를 구별하여 레위인과 레위인의 가축으로 대신하게 하신 것은, 처음 태어난 것들은 그 삶과 더불어 생계의 수단조차 구별되어야 ..

MIDBARR 2023.01.06

맏아들을 위한 대속

- 민수기 3:40~51 하나님은 모세를 통해 이스라엘의 자손 중 생후 1개월이 지난 맏아들의 숫자를 세게끔 하셨습니다. 그 수는 23,273 명입니다. 그리고 모든 가축 중에서도 처음 태어난 것의 숫자를 세고, 그 가축들을 레위인들의 가축으로 대신하라고 명령하셨습니다. "이스라엘 자손 중 모든 처음 태어난 자 대신에 레위인을 취하고 또 그들의 가축 대신에 레위인의 가축을 취하라. 레위인은 내 것이라. 나는 여호와니라." (45절 하반절, 개역개정) 흥미로운 점은 맏아들과 더불어 가축의 첫 새끼도 함께 그 숫자를 헤아려 보았다는 점입니다. 가축은 광야생활을 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한 자산이자 생계의 수단입니다. 때문에 첫 새끼란 그 자산의 순증을 의미하며 좀 더 나은 형편을 의미하기도 합..

MIDBARR 2023.01.05

거듭나게 하사 두려움이 없게 하소서

넘쳐흐르시는 주님, 당신의 영으로 우리를 씻겨 주소서. 그렇게 당신의 생명을 담은 방주가 되게 하셔서 폭력이라는 바다 한 가운데서도 당신의 평화를 드러내게 하소서. 물은 생명의 원천입니다. 물은 더러운 것을 씻어줍니다. 그리고 물은 생명을 앗아 갑니다. 우리는 물을 두려워한 나머지 일시적인 대피지로 만든 방주를 영원한 집으로 삼으려 합니다. 그러나 이때 당신께서는 방주를 떠나라고 명령하십니다. 우리의 힘으로는 그리할 수 없으니, 당신꼐서 주신 세례를 기억하게 하소서. 세례를 받던 순간 우리가 그 물에서 죽었음을, 또 거기서 성령의 불로 다시 살아났음을 기억합니다. 이 기억을 붙들게 하소서. 우리를 거듭나게 하사 두려움이 없게 하소서. 아멘. - 스탠리 하우어워스 "신학자의 기도" 며칠 동안 서울에 폭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