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DBARR

레위 자손의 직무 연령과 내용

mimnesko 2023. 1. 6. 06:00

- 민수기 4:1~33

 

본문에서 하나님은 모세와 아론을 통해 레위의 자손, 즉 게르손과 고핫, 므라리 자손의 임무를 상세히 알려줍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이스라엘 백성과 구별된 레위인들은 광야 성소의 이동과 설치를 담당하는데 그중 게르손 자손은 주로 성막에 사용되는 천, 덮개, 휘장 문들과 설치에 필요한 재료들을, 그리고 므라리 자손들은 성막의 널판지, 기둥, 기동의 받침이나 말뚝, 줄 등을 담당하게 됩니다. 고핫의 자손은 성전(성소와 지성소)의 모든 성물을 담당하게 됩니다. 

 

앞 장에서 하나님께서 레위인을 '내 것이라'고 명령하시며, 모든 이스라엘 백성의 첫 아들과 가축의 첫 새끼를 구별하여 레위인과 레위인의 가축으로 대신하게 하신 것은, 처음 태어난 것들은 그 과 더불어 생계의 수단조차 구별되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구별된 레위윈들은 광야 성소를 지키고 관리하며, 또 그 해체와 조립을 담당하는 중요한 업무를 맡게 되었습니다. 본문에서 여러 번 강조('그들의 생명을 보존하고 죽지 않게 하기 위하여', '성소를 보지 말라 그들이 죽으리라' 등)한 것처럼 그 소중한 일은 종종 생사의 실낱 같은 줄 위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다른 이스라엘 백성들의 노동이나 업무와는 그 강도와 난이도가 전혀 다릅니다. 계명을 집행하는 사람들은 그 계명을 지키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의 구별된 삶을 요청받고 있습니다. 누구와도 나눌 수 없고 또 대신할 수 없는 구별된 삶이란 권리라기보단 가혹한 의무에 가까워 보입니다. 본문의 말씀을 보더라도 성소를 지킨다는 것, 성전의 예배자로 구별된다는 것의 막중한 무게감이 저절로 느껴집니다. 

 

그 역할이 같을 수는 없겠지만, 한 교회 공동체의 목회자, 목자가 된다는 것의 중압감 역시 다시 레위 자손의 마음과 다르지 않습니다.

종종 목회자들이 '하나님의 백성'인 모든 성도들 역시 '거룩한 예배자'로 목회자와 다를 바 없는 사명과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하곤 합니다. 물론 '만인제사장'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겐 당연한 말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목회자들의 수고와 열심이 가벼워진 것은 결코 아닙니다. 말씀을 선포하고 하나님의 뜻을 공공연하게 이야기하며, 축복의 간구를 드리는 목회자들에게 그 '계명을 따르는 사람'들보다 훨씬 강도높은 삶이 요청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들의 삶뿐 아니라 삶을 이루는 생계의 수단조차 정결해야 합니다. 

 

목사 인플레, 라는 말처럼 교회가 넘쳐나고 목회자가 넘쳐난다고 해서 구별된 레위인에서 엿볼 수 있는 '사역자'의 삶이 희석되거나 가벼워질 수 없습니다. 그것은 '권리'라기보다는 누구와도 나눌 수 없고 대신할 수 없는 '가혹한 의무'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마땅히 성도들, 교회의 구성원들은 사역자들에게 '가혹한 의무'를 요청할 정당한 권리가 있습니다. 건강한 교회, 신앙공동체란 사역자의 의무와 권리, 성도의 의무와 권리가 '평신도'라는 단어로 나뉘지 않는 공동체입니다. 편리한 대로 어떤 때는 레위인이었다가 또 어떤 때는 들판에서 나무를 하는 백성으로 탈바꿈하여 살아갈 수 없습니다. 5세겔의 속전으로 나뉘어진 이 거룩한 삶이 바로 오늘 우리의 삶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