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꽃이 흐드러지게 핀 봄날 오후, 도라야끼를 굽는 작은 가게에 곱게 차려입은 할머니가 기웃거린다. 가게 문밖에 붙여 둔 구인 광고를 가리키며 80세가 넘은 노인이지만 여기서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겠느냐며 묻는 장면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600엔의 시급조차 절반이면 충분하다고 사정하는 할머니를 가게 주인은 노인이 감당하기엔 '고된 일'이라며 어렵사리 돌려 세운다. 그냥 하나 가져가라고 할머니 손에 들려 준 도라야끼 하나가 결국 다시 두 사람을 이어주는 끈이 된다. 영화는 성급한 생략없이, 마치 계단을 하나씩 짚어가며 오르듯 시간을 기록해 간다. 숨겨진 장인의 손에서 빚어지는 감동의 '맛'과 젊은 사장의 패기와 열정으로 뭔가 '아름다운' 결말로 흐르거나, 주인공의 애틋한 사연이 슬쩍 내비치며 손에 닿을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