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에 도착하니 벌써 8시가 넘은 시간. 미리 마음을 정하고 찾아간 식당은 이미 영업이 끝난 뒤. 간단히 요기라도 하고 숙소로 돌아갈 생각에 동명항 근처를 찾았지만, 큼지막한 대게가 건물 외벽에 붙어 있는 몇몇 횟집을 제외하곤 가족이 함께 조용히 식사할 만한 곳이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러고보니 해마다 여름이며 자의든 타의든 속초를 몇 번은 오곤 했었는데 최근 몇 년 간은 좀처럼 올 기회가 없었다. 그 사이 동명항 근처는 제법 규모있는 번화가가 되어 있었다. 그 때만 해도 동명항은, 대포항보단 상대적으로 덜 유명했던 탓인지, 천막 횟집들 사이에서 가격을 흥정하고 정체모를 회 한 접시를 가장 저렴하게 먹을 수 있던 곳이었는데... 딱히 정한 곳도 없이 길 모퉁이를 돌다가 발견한 밥집, '그리운 보리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