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EMBRANCE

Jazz Story

mimnesko 2011. 9. 7. 03:01




삼청동 길의 끝자락, 삼청공원 가까이에 있었던 Jazz Story는
아직 삼청동이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던 때에,
광화문에서 모인 친구들과 주로 찾던 곳.

명색이 재즈카페였던 터라, 어떤 날은 꽤 유명한 쿼텟의 연주를 눈 앞에서 보기도 했고,
또 지긋한 연세의 멋진 백발을 가진 재즈 피아니스트가 연주하는 "over the rainbow"를
들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곳이었다.

하지만, 몇년 뒤에 찾아간 그곳은 깜짝 놀랄정도로 다른 모습이 되어 있었다.
마치 7080 콘서트라도 하듯, 올드 팝과 흘러간 가요가 주가 된 레퍼토리에
(심지어 제대로 차려입은 사회자까지 있었다...!)
도무지 이해할 길 없는 하우스 밴드는 마치 그곳에 대재앙이라도 벌어진 것처럼 보였다.

내맘처럼 심난했는지 의자위에서 잠들어버린 고양이를 카메라에 담아 온 얼마 뒤,
삼청터널을 지나다 우연히 보게 된 카페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버렸다.
장난끼 가득한 화장실과 시원하고 푸짐한 아이스티가 꽤 매력이었던 곳이었는데,
이젠 하늘에서 떨어지는 비처럼 마치 공짜같던 재즈공연을 만나긴
좀처럼 어려운 일이 되고 말았다.


Fin.


Minolta a7 with 85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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