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DBARR

기억할 것이니라

mimnesko 2024. 1. 31. 09:57
신명기 16:1~17

1 아빕월을 지켜 네 하나님 여호와께 유월절을 행하라 이는 아빕월에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밤에 너를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셨음이라
2 여호와께서 자기의 이름을 두시려고 택하신 곳에서 소와 양으로 네 하나님 여호와께 유월절 제사를 드리되
3 유교병을 그것과 함께 먹지 말고 이레 동안은 무교병 곧 고난의 떡을 그것과 함께 먹으라 이는 네가 애굽 땅에서 급히 나왔음이니 이같이 행하여 네 평생에 항상 네가 애굽 땅에서 나온 날을 기억할 것이니라
4 그 이레 동안에는 네 모든 지경 가운데에 누룩이 보이지 않게 할 것이요 또 네가 첫날 해 질 때에 제사 드린 고기를 밤을 지내 아침까지 두지 말 것이며
5 유월절 제사를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신 각 성에서 드리지 말고
6 오직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자기의 이름을 두시려고 택하신 곳에서 네가 애굽에서 나오던 시각 곧 초저녁 해 질 때에 유월절 제물을 드리고
7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택하신 곳에서 그 고기를 구워 먹고 아침에 네 장막으로 돌아갈 것이니라
8 너는 엿새 동안은 무교병을 먹고 일곱째 날에 네 하나님 여호와 앞에 성회로 모이고 일하지 말지니라
9 일곱 주를 셀지니 곡식에 낫을 대는 첫 날부터 일곱 주를 세어
10 네 하나님 여호와 앞에 칠칠절을 지키되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복을 주신 대로 네 힘을 헤아려 자원하는 예물을 드리고
11 너와 네 자녀와 노비와 네 성중에 있는 레위인과 및 너희 중에 있는 객과 고아와 과부가 함께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자기의 이름을 두시려고 택하신 곳에서 네 하나님 여호와 앞에서 즐거워할지니라
12 너는 애굽에서 종 되었던 것을 기억하고 이 규례를 지켜 행할지니라
13 너희 타작 마당과 포도주 틀의 소출을 거두어 들인 후에 이레 동안 초막절을 지킬 것이요
14 절기를 지킬 때에는 너와 네 자녀와 노비와 네 성중에 거주하는 레위인과 객과 고아와 과부가 함께 즐거워하되
15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택하신 곳에서 너는 이레 동안 네 하나님 여호와 앞에서 절기를 지키고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 모든 소출과 네 손으로 행한 모든 일에 복 주실 것이니 너는 온전히 즐거워할지니라
16 너의 가운데 모든 남자는 일 년에 세 번 곧 무교절과 칠칠절과 초막절에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택하신 곳에서 여호와를 뵈옵되 빈손으로 여호와를 뵈옵지 말고
17 각 사람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주신 복을 따라 그 힘대로 드릴지니라

 

곧 설이 다가옵니다.

설은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과 떡국을 끓여 풍성한 식사(세찬)를 나누기도 하고 새배와 덕담이 오가는 명절이기도 합니다. 일제강점기를 지나며 '신정'과 구별하여 '구정( 舊正)'이라는 이름으로 폄하되었다가 지금은 '설날'로 다시 제 이름을 찾았습니다.  설, 혹은 설날은 "한 해가 시작되는 새해 첫 달의 첫 날"을 의미합니다. 원단(元旦 ), 원정 (元正) , 원신 (元新) , 세초 (歲初) , 연시(年始) 라는 단어들 역시 같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 때 '설'은 나이를 헤아리는 말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해가 바뀌어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첫 날인 ‘설’을 쇨 때마다 한 살 씩 더 먹는다. 설을 한 번 쇠면 1년이며 두 번 쇠면 2년이 되는 이치를 따라 사람의 나이도 한 살씩 더 늘어난다. 결국 ‘설’이 사람의 나이를 헤아리는 단위로 정착하여 오늘날 ‘살’로 바뀌게 된 것이라 한다. 이밖에도 설이 새해 첫 달의 첫 날, 그래서 아직 낯설기 때문에 ‘설다’, ‘낯설다’ 등에서 유래했다는 말도 있다.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조선시대에는 설날과 함께 한식, 단오, 추석 등이 4대 명절로 불렸습니다. 이러한 '세시풍속'은 모두 농사와 관련된 절기들이었기 떄문에 '농경의례'라고도 불렸습니다. 납전삼백(臘前三白)이라는 말도 "설(臘) 전에 세 번 눈이 오면 풍년이 든다"는 뜻인데 이처럼 우리 나라 대부분의 절기들이 씨를 뿌리고 곡식을 거두는 농경의 일과를 따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절기 역시 '농경의례'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기후와 풍토가 다른 가나안 지역에선 가을에 파종을 하고 봄에 곡식을 거두곤 했습니다. 대표적인 가을 절기인 '초막절(티쉬리월 15~22일)'은 한 해의 농사를 결정짓는 중요한 보리 파종의 시기였습니다. 당시 가나안의 농사는 '강수량'이 좌우하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이른 비와 늦은 비는 농사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였습니다. 때문에 초막절이면 제사장은 8일 동안 금으로 만든 물동이를 들고 실로암 연못에서 물을 길어 성전에 바치곤 했습니다. 

 

대표적인 봄 절기(1월, 니신월)인 '초실절'은 추수를 준비하는 절기입니다. 이후 칠칠절까지 보리를 수확하고, 이후 밀을 수확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이스라엘 사람들의 농경은 초막절에서 시작해서 칠칠절에 마무리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에게는 또 하나의 절기가 있었습니다. 바로 '기억의 절기'들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농경의 절기와 함께 그들과 동행하셨던 여호와 하나님의 '거룩한 절기'를 함께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기억의 절기는 애굽에서 포로되었던 이스라엘 백성을 구원하신 '유월절'이었고 시내산에서 모세에게 약속의 계명을 주셨던 '오순절'이며 또 다시 오실 메시야를 대망하는 '초막절'입니다. 파종을 하는 봄의 시기가 1월이 아니라 오히려 추수를 시작하는 가을, 유월절의 가을이 유대력의 1월(니산월, 아빕Aviv월이란 봄, 처음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이 된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입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지키는 '절기'의 의미를 말씀을 통해 밝혀 주셨습니다.

 

 

 유교병을 그것과 함께 먹지 말고
이레 동안은 무교병 곧 고난의 떡을 그것과 함께 먹으라
이는 네가 애굽 땅에서 급히 나왔음이니
이같이 행하여 네 평생에 항상 네가 애굽 땅에서 나온 날을
기억할 것이니라

 

 

 

절기는 '기억'을 위한 날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네 평생에 항상 네가 애굽 땅에서 나온 날을 기억"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은, 그 동일한 하나님이 오늘 너와 함께 계시다는 약속이기도 합니다. 지금도 유대교는 유월절에 '아가서'를 읽습니다. 그냥 읽는 정도가 아니라 예배 때마다 소리내어 노래하듯이 읽습니다. 그 이유는 달콤한 사랑의 이야기. '남녀상열지사' 같은 그 러브 스토리야 말로 이스라엘 백성과 하나님 사이의 사랑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책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는 '광야 백성'으로 살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의 원망과 탄식이 더 익숙하지만, 유대인들의 역사로 본다면 이 때만큼 하나님이 가시적, 물리적으로 그들과 가까이 있었던 시기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낮에는 구름기둥, 밤에는 불기둥으로 눈만 돌리면 볼 수 있는 곳에 하나님이 계셨습니다. 그분이 그들을 사랑하셨습니다. 그리고 "내가 바로 너희를 구원한 하나님이다"라고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오늘 우리에게는 어떤 '기억의 절기'가 있을까요? 

하나님께서 나를 만나주셨던 날, 내 기도가 처음 응답되었던 날. 나의 가장 깊은 한숨에 하나님이 대답해 주셨던 기억들을 우리는 '절기'로 기억하고 있을까요? 곧 다가올 설날을 바라보모, 또 이스라엘의 절기들을 떠올리며, 우리 속에 기억해야할 하나님의 절기들을 돌아보게 됩니다. 그 하나님이 지금도 우리와 함께하시기 때문입니다. 임마누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