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DBARR

그의 이름은 임마누엘

mimnesko 2023. 1. 20. 06:00

- 마태복음 1:18~25

 

 

지금으로부터 꼭 20년 전, 대구 지하철에서 방화로 인한 끔직한 화재가 일어났습니다(2003. 2. 18). 무려 120명의 목숨을 앗아간 그 사건은 고의로 인한 방화에 미흡한 대처 등이 범벅이 되어 벌어진 참혹한 인재이기도 했습니다. 사랑하는 딸이, 또 아내가 보낸 마지막 문자 메시지를 들고서 중앙로 역을 찾은 가족들의 눈물이 지금도 생생하고, 원래는 화재의 확산 방지를 위한 목적으로 설치되었는데 당시엔 오히려 피해자를 화마 속에 가둔 꼴이 되어 버렸던 방화셔터에 가득 남겨져 있던 수없이 많은 손바닥의 자국들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당시 사고를 수습했던 소방관이 얼마전 모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서, 그 사건 이후론 지하철을 못 타게 되었다는 말을 할 때 가슴이 무척 아팠습니다. 무려 20년이 지났지만, 그 분에게는 눈만 감으면 어제 일처럼 느껴지셨던 것 같습니다. 당시 참담한 사고현상의 시신을 수습하던 소방관이 전한 후일담 중에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아이를 꼭 안고 죽은 모자의 시신이었습니다. 걷잡을 길 없는 화마의 두려움 앞에서 엄마는 겁 먹은 아이를 꼭 안았습니다.

"괜찮아. 엄마가 있잖아"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의 이름은 '임마누엘'이었습니다. 그 뜻은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입니다. '계실 것이다'도 아니고 '계시다'입니다. 이 말씀이 마치 닥쳐오는 화마 앞에서 넋을 놓은 아이를 안은 엄마의 목소리처럼 들립니다.

"괜찮아. 내가 같이 있잖아."

이 따뜻한 한 마디 언어가 오늘 우리에게 주는 위로는 또 얼마나 클까요. 2천 년 전 이스라엘 백성에게도 그리고 오늘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도 하나님은 함께 계시다, 라는 말씀으로 우리를 다독이고 계십니다. 내가 함께 있잖아. 너의 매 시간마다, 매 초와 분마다 너와 함께 하고 있잖아. 그 약속의 말씀이 우리 안에서도 늘 현재형이 되길 간절히 소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