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맏아들을 위한 대속

mimnesko 2023. 1. 5. 14:23

- 민수기 3:40~51

 

하나님은 모세를 통해 이스라엘의 자손 중 생후 1개월이 지난 맏아들의 숫자를 세게끔 하셨습니다. 그 수는 23,273 명입니다. 그리고 모든 가축 중에서도 처음 태어난 것의 숫자를 세고, 그 가축들을 레위인들의 가축으로 대신하라고 명령하셨습니다. 

 

"이스라엘 자손 중 모든 처음 태어난 자 대신에 레위인을 취하고 또 그들의 가축 대신에 레위인의 가축을 취하라. 레위인은 내 것이라. 나는 여호와니라."  (45절 하반절, 개역개정)

 

흥미로운 점은 맏아들과 더불어 가축의 첫 새끼도 함께 그 숫자를 헤아려 보았다는 점입니다. 가축은 광야생활을 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한 자산이자 생계의 수단입니다. 때문에 첫 새끼란 그 자산의 순증을 의미하며 좀 더 나은 형편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것들을 하나님의 것, 즉 레위인과 레위인의 가축으로 대신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은, 구별된 삶의 중요성과 더불어 구별된 '생계의 수단'의 중요성을 이야기해 줍니다. 

 

종교개혁자들의 지적처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생계의 수단은 그 자체로 소중하고 거룩한 것입니다. 흔히 요즘 '먹고 살리즘'이라는 표현이 등장합니다. 먹고 사는 일보다 중요한 일이 없다는 뜻입니다. 그만큼 팍팍한 우리의 삶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그러나 먹고 살기 위해서 때로는 불법적인 일을 할 수도 있고 더 나아가 먹고 살기 위해서 타인에게 손해를 끼치거나 위해를 가하는 일도 가능하다'라는 식으로 발전해 간다면 그것은 그저 배짱 좋은 변명일 뿐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으로 구별된 삶(자신의 첫 아들과 가축의 첫 새끼를 구별하는 것은 모든 이스라엘 백성의 의무였습니다)을 산다는 것은 먹고 살리즘에 함몰되지 않는 구별된 생계의 수단을 가지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자영업이든 직장인이든 그 생계의 수단 위에 거룩한 소망이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귀한 기회라는 소명의 의식도 있어야 합니다. 어쩌다 얻게 된 직장이 아니고, 어쩌다 얻게 된 사업의 기회가 아닙니다. 우리의 삶은 우리의 생계와 결코 분리될 수 없습니다. 스스로 느끼기에도 정당하지 못한 생계의 수단으로 거룩한 삶을 살아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좋은 게 좋은 거다, 라는 유혹을 벗어야 합니다. 좋아야 좋은 겁니다. 

 

또한 이것은 우리에게 '구별된 생계의 수단'을 주시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이기도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삶뿐만 아니라 우리의 생계에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구별된 생계의 수단을 확보하고 그 자산이 증대되며 그 삶이 윤택해지기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하나뿐인 가축의 새끼를 약탈해가는 분이 아닙니다. 둘째와 셋째를 약속하는 첫째의 구별이 바로 하나님의 관심입니다. 만약 그 숫자가 부족하다면 5세겔의 속전을 통해서라도 채워서 반드시 지키시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