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외식의 품격

mimnesko 2014. 8. 18. 22:51

 


외식의 품격

저자
이용재 지음
출판사
오브제 | 2013-10-15 출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책소개
코스 요리의 시작인 빵에서 마지막인 칵테일까지 18가지 음식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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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의 Sam을 등록한 뒤 처음으로 구독한 E-book.

저자는 미국에서 건축관련 일을 하다가 저자의 표현대로 '강제 귀국'한 뒤에 음식과 요리에 관련한 글을 기고하며

살아갈 궁리를 하는 자유기고가이며 동시에 프리랜서이고 개인사업자이다. 그런데 약간의 검색만 하더라도 저자의 강도 높은

비평에 난도질 당한 음식점이 한둘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나 역시 자주 가던 음식점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다가 그의 무자비한 혹평을 보게 되었는데, 전문적인 부분이야 음식과 요리에 문외한인 나로서는 그런가 보다, 하는 수준이지만 서비스와 플레이팅 등 일반인의 눈으로도 물음표가 남았던 부분에 대해 의외로 명쾌한 답을 얻은 기분이 들었다. 흔히 파워 블로거라하는 집단에서 소개된 맛집을 방문했다가 낭패를 경험한 것이 비단 나 뿐만은 아니었다는 묘한 동질감도 느낄 수 있었다. 차이가 있다면 나는 그저 '미뢰'의 어색한 반응이었을 뿐이고 저자는 보다 계량화된 사고의 결론이었다는 점.

 

대부분의 맛진 블로그(라고 호칭하는 일련의 블로그들)를 보면 호들갑스러운 찬사와 함께 음식 사진 일색의 포스트를 보게 된다.

우선 사진이 별로다. 비판을 위한 게 아니라면 차라리 안 올리는 편이 낫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한참 Panasonic의 미러리스와 Sony의 NEX 시리즈가 유행한 적이 있다. 작고 간편한 똑딱이 스타일이라 기본 설정만으로도 일정 수준의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완전 자동모드(P모드, 조리개 값과 노출값을 카메라가 결정하는 모드)로 심도가 좀 아쉽다면 조리개 우선(A) 모드에 놓고 최대 개방 조리개로 찍어도 기본은 나온다. 원래 그 카메라들은 사용자의 미숙함을 최대로 감싸고 복잡한 설정을 요구하지 않는 대부분의 사용자를 위해 개발되었기 때문에 그렇게 나와야만 하는 카메라이다.

 

그런데 이건 카메라의 결함인지 어깨 너머로 잘못 배운 포토샵의 문제인지 맛있게 먹었다는 음식사진이 참 난감한 수준이다.

아무리 짧은 글에도 적절한 주제와 문체가 필요하듯, 스냅으로 촬영한 사진에도 최소한의 고민이 보여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멋진 배경을 앞에 두고 동료 혹은 가족의 다리를 어느 정도를 짜를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신발까지 정직하게 보여주는 연출이 있다면(그건 기록의 의미가 강하겠지만), 허벅지 위로 과감하게 잘라내서 주제를 강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백번 양보해서 기록의 의미로 음식사진을 찍었다면 '정직'하기라도 해야한다. 무엇보다 그런 의도라면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 후기를 적을 필요도 없고 업소의 주소, 연락처와 지도 링크까지 첨부하여 포스팅을 할 필요가 있냐는 점이다. '폰카로 찍어 구리'다면 아예 어설픈 포스팅을 하지 않거나 나중에 다시 방문하여 제대로 된 카메라로 제대로 촬영하여 포스팅 하는 것이 맛있는 음식을 서빙해 준 식당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

 

다시 책 이야기.

대부분의 내용이 거침없는 비평과 낭패감(예를 들자면, 한국에선 제대로 된 토마토도 구하기가 어렵다는 것. 그나마 수입식재료 전문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토마토홀 정도가 최선이다)을 기조로 하고 있지만 저자의 시선이 톡득하고 재미있었다. 특히 요리는 철저히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란 점에 깊이 공감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제대로 된 뇨끼를 먹어봐야 제대로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E-book이라 검색기능도 충실해서 출퇴근 길에 아이패드로 읽은 재미가 쏠쏠하다.

다만 백라이트로 인해 눈이 조금 피곤하다는 점이 조금 아쉬운 정도.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