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묵상 26

엘리야가 곧 이사람이니라

- 마태복음 11:11~19 심리학 용어 중 '확증편향'(確證偏向)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가지고 있던 생각과 신념에 기대어 상황을 보고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흔히 '보고 싶은 것만 본다'라는 말처럼 자신의 신념과 생각에 일치하는 정보만을 수집하고 자신의 신념이나 생각과 다른 정보는 배척하게 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과거 사람과 사람, 또 집단의 심리학적 용어로 사용되던 이 '확증편향'이 빅데이터의 출연과 함께 한층 실생활과 가깝게 연결되었습니다. 특히 개인과 개인이 모래알처럼 흩어지고 있는 현대 사회는, 이러한 확증편향에 따라 새로운 집단이나 모임을 구성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 될 것입니다. 이것을 '에코 체임버 효과(Echo Chamber Effect)'라고도 합니다...

MIDBARR 2023.02.15

보냄을 받았다

- 마태복음 10:1~15 처음 아이가 두 바퀴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울 때, 흔히 보는 익숙한 풍경이 있습니다. 드디어 보조 바퀴를 떼어 낸 아이는 잔뜩 긴장해 있습니다. 자전거 페달에 발을 올려 놓고서도 연신 뒤를 돌아보며 자신의 부모가 자전거를 단단히 붙들고 있는지 계속 확인합니다. "손 놓으면 안 돼요!" "알았어, 걱정하지 말고 앞이나 봐." 아이는 부모의 의미심장한 웃음이 내내 마음에 걸립니다. 다시 한 번 다짐을 하고 페달을 디딘 발에 힘을 줘 봅니다. 아직 균형을 잡지 못한 두 바퀴가 크게 휘청입니다. 아이는 황급하게 뒤를 돌아봅니다. "앞을 보라니까! 아빠가 잡고 있잖아~" 부모는 웃음 가득한 얼굴로 아이가 안심하도록 합니다. 두어 번 페달이 돌아가자 자전거는 금새 균형을 잡습니다. 자전거..

MIDBARR 2023.02.10

그가 오신 이유

- 마태복음 9:27~38 늦은 저녁, 서울 근교의 기도원을 방문하기 위해 혼자 산길을 올랐던 적이 있었습니다. 비록 차가 다닐 수 있는 포장도로가 기도원까지 이어져 있었고 드문 드문 가로등이 밝혀져 있긴 했지만 그래도 주위가 깜깜해진 시간에 인적 없는 산길을 올라간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특히 드문한 가로등의 노란 빛 아래 있다가 그 경계를 벗어나 컴컴한 길로 접어 들 때면 저절로 입에서 찬양이 흘러나올 정도였습니다. 약 30분 남짓한 그 길이 까마득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다 문득 눈을 들어보니 가로등과 가로등 사이, 그 거뭇한 길 사이로 무언가 희끗한 게 보였습니다. 애써 눈길을 피하려 애썼지만, 심장은 가빠오고 저절로 눈은 그 정체모를 것에 집중이 되었습니다. '사람인가?..

MIDBARR 2023.02.09

여호와여 돌아오소서

- 민수기 10:11~36 몇년 전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한 김혜자 배우가 수상 소감이 꽤 화제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자신이 출연했던 드라마의 대사 일부를 소감으로 대신했었는데, 드라마 속 주인공이 아닌 배우 김혜자로서 담담히 읽어내려가는 그 내용은 보는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무엇보다 김혜자 배우가 상을 받고, 전혀 예상하지 못헀던 수상이었는지 떨리는 목소리로 했던 첫 마디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나의 힘이신 여호와여, 내가 주를 사랑하나이다"(시편 18:1) 그건 배우가 준비한 말도, 또 의도한 말도 아니었습니다. 마치 감탄처럼, 한숨처럼, 탄식처럼, 기쁨처럼 토해냈던 말이었기에 시편 기자의 고백은 이제 그녀의 오롯한 고백이 되었습니다.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순간, 내 입에서 ..

MIDBARR 2023.01.18

레위 자손의 직무 연령과 내용

- 민수기 4:1~33 본문에서 하나님은 모세와 아론을 통해 레위의 자손, 즉 게르손과 고핫, 므라리 자손의 임무를 상세히 알려줍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이스라엘 백성과 구별된 레위인들은 광야 성소의 이동과 설치를 담당하는데 그중 게르손 자손은 주로 성막에 사용되는 천, 덮개, 휘장 문들과 설치에 필요한 재료들을, 그리고 므라리 자손들은 성막의 널판지, 기둥, 기동의 받침이나 말뚝, 줄 등을 담당하게 됩니다. 고핫의 자손은 성전(성소와 지성소)의 모든 성물을 담당하게 됩니다. 앞 장에서 하나님께서 레위인을 '내 것이라'고 명령하시며, 모든 이스라엘 백성의 첫 아들과 가축의 첫 새끼를 구별하여 레위인과 레위인의 가축으로 대신하게 하신 것은, 처음 태어난 것들은 그 삶과 더불어 생계의 수단조차 구별되어야 ..

MIDBARR 2023.01.06

나는 기독교인이다.

나는 기독교인이다. 그러나 2010년을 살아가는 나는, 사회적으로 '개독교인'이다. 누가 만든 단어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언젠가부터 '개신교 기독교인'을 줄여서 '개독교'라 부르는 말이다. 그런 말줄임에 동의하지 않기 때문에 기분 상할 일도 없고, 나름 경각도 되는 말이다. 그래도 나는 기독교인이다. 백번 양보해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기독교인들 중에 사회적으로 귀감이 되거나 기독교의 종교적 가치를 고스란히 살아가는 사람이 지독하게 적다는 것에 동의하더라도, 미안하지만 나는 기독교인이다. 한국의 기독교는 천주교와 개신교로 나뉜다고 말한다.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한 말이다. 원래 기독교가 나뉜 적도 없을 뿐더러, 일견에서는 천주교를 '사특한 이단' 정도로 생각하기도 하고, 또 천주교 일각에서는 루터란 처치 즉..

REMEMBRANCE 2010.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