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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와여 돌아오소서

mimnesko 2023. 1. 18. 20:13

- 민수기 10:11~36

 

 

몇년 전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한 김혜자 배우가 수상 소감이 꽤 화제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자신이 출연했던 드라마의 대사 일부를 소감으로 대신했었는데, 드라마 속 주인공이 아닌 배우 김혜자로서 담담히 읽어내려가는 그 내용은 보는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무엇보다 김혜자 배우가 상을 받고, 전혀 예상하지 못헀던 수상이었는지 떨리는 목소리로 했던 첫 마디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나의 힘이신 여호와여, 내가 주를 사랑하나이다"(시편 18:1)

 

그건 배우가 준비한 말도, 또 의도한 말도 아니었습니다. 마치 감탄처럼, 한숨처럼, 탄식처럼, 기쁨처럼 토해냈던 말이었기에 시편 기자의 고백은 이제 그녀의 오롯한 고백이 되었습니다.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순간, 내 입에서 터져 나오는 말은 어떤 말일까? 일상에서 만나는 모든 순간마다 감탄처럼 한숨처럼 탄식처럼 기쁨처럼 토해내는 말이 나에게 있을까? 

 

모세는 38년만에 처음으로 하나님의 구름이 성소에서 떠오르는 감격적인 장면을 마주합니다. 지나간 세월은 꿈만 같습니다. 함께 홍해를 건넜으나 광야에 묻힌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을 것입니다. 이제는 그들의 자녀가, 그들의 손자 손녀들이 하나님의 궤를 따라 걸어가고 있습니다. 한 세대가 온전히 지난 후에야, 비로서 그들은 약속에 좀더 가까워진 셈입니다. 그 구름이 둥실 떠오를 때, 모세는 감탄처럼 한숨처럼 탄식처럼, 그리고 기쁨처럼 이야기합니다.

 

"여호와여 일어나사 주의 대적을 흩으시고 주를 미워하는 자가 주 앞에서 도망하게 하소서"

그리고 구름이 멈춰 궤가 전진을 멈출 때, 다시 한 번 모세는 이야기합니다.

"여호와여 이스라엘 종족들에게로 돌아오소서"

마치 탄식과도 같은 그의 기도와 외침이 고핫 자손에게, 므라리 사손에게, 게르손 자손에게 들렸을 것입니다. 하나님과 가장 가까운 모세조차도, 궤가 움직일 때마다 행여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하지 않으실까, 궤가 멈출 때마다 행여 하나님이 우리를 떠나진 않으실까 고민하고 염려하는 구나... 친밀함이란 관계의 익숙함이 아니라 날마다의 관심과 살핌이구나... 

 

오늘 하루를 시작하며 거울을 보고 이야기합니다. "여호와여 일어나소서. 오늘 이 벅찬 하루 나와 함께하소서." 그것이 나의 탄성, 나의 한숨, 나의 탄식, 나의 기쁨이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