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41

Shi-ro

오랜만에 맛있는 저녁. 시로(shi-ro)는 성이라는 뜻이었구나. 이제 시작합니다! 가쓰오 소스와 연두부 에피타이저 참깨드레싱의 그린 샐러드. 오마카세 정식에만 등장하는 사시미 카니 내장을 크림소스로 관자 위에 올렸다. 굉장히 크리미한 맛인데 의외로 관자와 잘 어울린다. 입안을 개운하게 해줬던 해파리 냉채 민어로 시원하게 국물을 낸 오뎅탕 드디어 스시가 올려졌다. 테이블석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한 세트가 서빙되었다. 초밥과 함께 시원한 장국을 내어준다. 맛있다. 그리고 카이센동. 우니, 아까미, 교쿠 등 여러 해산물이 가득. 그리고 아부리한 초밥이 다시 놓여진다. 후또마끼의 위용! 우엉과 새우 등으로 바삭하게 튀겨낸 덴뿌라. 간장이 아닌 황색소금에 찍어 먹는다. 그리고 시원한 오차즈께. 맛있다. 디저트로 ..

REVIEW/ETC. 2013.09.07

cafe 몰디브

길을 걷다가 고소하게 로스팅된 커피향기에 저절로 이끌려 들어간 커피점. 주로 로스팅된 커피원두를 판매하는 곳이었는데 메뉴에 드립커피나 더치커피가 있어 주문해 봤다. 로스팅된 커피는 200g에 630엔. 1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한국에선 보통 100g에 6~7천원 정도에 판매된다) 횡재라도 한 기분으로 원두도 주문하고 드립커피를 마시고 있으니까 발바닥엔 불이나고 다리는 끊어지도록 아팠지만, 어쩐지 행복하단 느낌이 들었다. 내가 커피가 정말 맛있다고 이야기 하자(물론 어설픈 영어), 독특한 느낌의 주인은 영어 따위는 전혀 모르지만 기쁘다는 표정으로 웃어주었다. 피스.

REVIEW/COFFEE 2013.08.16

금왕돈까스

성북동 길을 지나다 보면, 틀림없이 기사식당이라 여겨지는 돈까스 집이 꽤 여럿 있습니다. 허름한 가게 입구에 즐비하게 세워진 택시들을 보면 '왜 택시기사들은 하필 돈까스를 먹지?' 하는 궁금증이 생깁니다. 보통 기사식당하면 여러 가지 반찬이 한상 떡 벌어지게 나오고, 두루치기나 순대국, 감자탕 등을 파는 곳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죠. 그런데 돈까스라니... 금왕 돈까스도 그런 기사식당 중에 하나였습니다. 적어도 제 기억엔 그렇습니다. 언젠가 성북동 근처에 사진을 찍으러 돌아다니다가 허기를 못 이겨 들어갔던 식당이었습니다. 음식의 질보다는 양이 중요하기도 했고 적어도 기사식당이라면, 이라는 기대가 있었거든요. 금왕돈까스, 함박까스, 생선까스, 돈까스 정식... 등의 80년대스러운 메뉴를 보는 순간, 제..

REVIEW 2013.08.16

스캇 펙 : 거짓의 사람들

거짓의 사람들:스캇펙의 저자 스캇펙 지음 출판사 비전과리더십 | 2003-07-08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이 책은 우리가 인간의 생명을 심각하게 취급하고 인간의 악에 대... '아직도 가야할 길'로 알게 된 스캇 펙. 정신과 의사이며 심리상담자인 스캇 펙이 임상에서 겪은 일들을 전작과 같이 엮어낸 책이다. 한 가지 특징이 있다면 '자기기만'이라는 주제를 밀도있게 그려내고 있는 것. 그리고 기독교적인 세계관에서 기인하는 구분들, 예를 들자면 죄, 선, 천국, 지옥이 결국은 사람의 마음속에서 시작된다는 심리학적인 접근이 꽤나 명쾌하다. 특히 나르시즘에 대한 글은 몇번이나 다시 읽어 보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만'속에 살아간다. 이것은 정의와 규정을 위한 '일반론'이 아니라, 우리가 딛고 살아가야하는..

REVIEW 2012.08.22

시마노 SORA의 변속레버

SORA ST-3400 콘트롤 레버 이틀간 약 50Km 라이딩을 하며 새로운 자전거에 익숙해지려고 노력중. 그런데 앞 변속기를 제어하는 좌측 콘트롤레버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뻑뻑해서 몇번이나 도중에 멈춰서 변속레버를 조절해야 했다. 싸이클 콘트롤 레버에 익숙하지 못한 거라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아무래도 점검을 한 번 받아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합정동 Giant 대리점엘 찾아가서 점검을 받았는데, 결론은.. "앞 변속기 레버는 원래 그렇다!" 엄지로 누르게 되어 있는 레버가 부러지기라도 할까봐 조심조심 했었는데 막상 정비팀에서는 그냥 철컥하고 내려버렸다. "힘을 줘야 합니다." 그렇다. 힘을 줘야 하는 거였다. 또 한 가지, Sora의 앞 변속레버에는 '반(Half)단'이 있다는 것도..

REVIEW 2012.03.19

Shimano 구동계

자전거를 비교하기 위해 제품의 스펙을 살펴보다 보면 유난히 반복되는 단어들이 있다. '프론트 드레일러 : 시마노 Sora, 리어 드레일러 : 시마노 Tiagra' 뭐 이런 식이다. 드레일러가 정확히 어떤 부품인지, 또 허브가 어떤 부품인지 알지 못해도 어떤 회사의 제품이 구동계에 주로 사용되고 있는지는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자전거의 '구동계'는 변속기(레버), 크랭크, 허브, 체인, 스프라켓 등을 포괄하는 단어이다. 말 그대로, 페달에 발을 얹고 힘을 주었을 때 자전거의 두 바퀴를 움직이게 하고 오르막과 내리막에 따라 유연하게 기어를 변속하는데 필요한 모든 부품들인 셈이다. 구동계는 정밀하고 견고한 부속들이며 자전거의 주행성능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당연히 어느 정도 신뢰를 형성한 브랜드가 눈에 띄기..

REVIEW/ETC. 2012.03.06

Giant SCR1 2012

2012년형 SCR1(Black) 찾은 사진이 어째서 2011년형. 12년은 데칼이 조금 바뀌었다. 처음 구입했던 자전거(라고 부를 수 있는 정도)는 일산 이마트에서 말 그대로 '쇼핑'했던 알톤 흰색 MTB였다. 이마트에서 '이 제품은 타고 가셔야 한다'라고 하길래, 확 취소/환불한다고 으름장을 놓아 집으로 배송을 받았던 그 녀석은, 저녁운동 겸 호수공원을 왔다갔다하며 꽤 쏠쏠하게 타고 다니다가 일산을 떠나던 날 주차장 구석에 겨우내 쌓인 먼지와 함께 고이 모셔놓고 왔다. 다시 자전거를 알아보게 된 건 차를 몰고 가긴 애매하고 그렇다고 대중교통은 더 애매한 출퇴근 길 때문이었다. 좀 더 솔직하자면 몇년 동안 손에 익었던 카메라를 모두 내다 판 후의 지독한 공허함 때문이기도 했다. 그런 면에서 자전거와 카..

REVIEW/ETC. 2012.03.05

연애시대

드라마를 '통속'이라고 쉽게 말하기 위해선 어느 정도 각오된 스토리와 연출이 있어야 한다. 상식이 아닌 시청률로만 측정되는 작가의 비범한(?) 능력과 영상은 잘 모르지만 공부는 잘 했던, 회사원 수준의 연출자가 낮은 개런티의 그러나 노련한 스텝들과 함께 만들어내는 부조화가 바로 '통속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늘 궁금하게 생각했던 것은 일반적인 입사시험을 통과한 방송국 PD들이 '어떻게' 드라마를 만들 수 있는가, 였다. 물론 그 중에는 영화나 영상을 전공한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고, 또 그런 분야에 지대한 관심을 가졌으니 PD가 되기 위해 고시 수준의 시험도 마다하지 않았을 거라는 희박한 기대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절반은 미스테리하다. 최근 몇몇 드라마에서 스스로 자아성찰을 하듯 '쪽 대본'과 ..

REVIEW/MOVIE 2011.05.04

디지털 SLR?

렌즈교환식 디지털 SLR(일안반사식)이 하이앤드급 디지털 카메라(보통 렌즈교환식이 아닌)와 별반 다름 없은 가격대를 형성하면서부터 이왕이면, 하는 마음으로 디지털 SLR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사진이나 카메라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없는 분들이 판매점의 말만 믿고, 혹은 아는 오빠의 말만 믿고 덜컥 100만원대 '장난감'을 구입하는데 있습니다. 이런 분들이 대략 원하는 건 두 가지 입니다. 1. 배경이 뽀샤시하게 나오면 좋겠어요. 기존의 디지털은 대부분 팬포커싱이라 주제와 배경이 모두 선명하게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처럼 심도가 깊은 사진을 일부러 의도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에 이것이 '단점'이라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사실 휴대용 디카의 목적 중에는 '현장 기록'이라는 중요한 이유도 ..

REVIEW 2010.08.25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이문열의 말처럼, 누구나 인생에 한번 쯤은 신춘문예라도 응모할 듯이 원고지를 휘갈기고 싶을 때가 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마음속에 응어리처럼 담겨 있는 이야기들을 밖으로 끄집어 내고자 하는 자연스러운 배설의 욕구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그 당시 내 책꽂이에는 몇몇 작가의 책들이 편협하게 꽂혀 있었다. 우선 이문열의 책들(삼국지를 제외한)이었고, 문학동네에서 출간된 이문열 전집까지 10권 남짓한 그의 책들이 있었다. 이후 김승옥의 소설이 문학동네에서 컬랙션으로 출간되어 모두 구입했다. '무진기행'이라는 단편으로 이름만 아는 정도였던 김승옥의 소설은 놀랍게도 여타의 책을 지그시 눌러줄 수 있는 압력을 가지고 있었다. 왜 이어령 씨가 이 분을 호텔방에 감금(?)까지 하며 이상문학상의 첫번째 수상을 안겨 주었는..

REVIEW/BOOK 2010.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