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EMBRANCE 86

견인

갑자기 엑셀러레이터가 작동하지 않을 때의 당혹함이란... 다행히 큰 길에 들어서기 전이었지만 여러 골목이 교차하는 좀 애매한 지점에서 차는 거짓말처럼 서버렸다. 엑셀러레이터를 밟아도 아무런 반응이 없고 엔진은 마치 성치않은 폐를 가진 사람의 밭은 기침처럼 쿨럭쿨럭거리더니 이내 멈춰버렸다. 하필이면, 시간 약속을 해 두고 차를 몰고 나가던 참이다. 그것도 앞으로의 1년간의 삶이 어떻게 될까, 고민하며 나가던 참이라 더 '하필'이었다. 오래 생각할 겨를이 없어 바로 보험사의 견인 서비스에 연락을 했다. 때마치 3월의 눈이 꽃가루처럼 흩날리기 시작했다. 마치 뭔가 안 좋은 일의 전조처럼 잔뜩 흐린 날씨. 갑자기 서 버린 엔진. 괜찮은걸까?

REMEMBRANCE 2011.03.18

늘 기억하고 있습니다.

뉴욕에 있던 2주 남짓한 시간 동안 친아들처럼 아껴주셨던 장로님과 권사님. 가만히 생각해보니, 장로님을 처음 뵈었던 것이 1988년 올림픽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 했던 때였습니다. 좋은 교회선생님으로 뵙게 된 장로님은 그 때나 지금이나 저에겐 참 중요한 나침반이세요. 신앙이나 개인의 삶이나 때론 용기나 결단에 대해서도 장로님의 말씀이 가슴에 오래 각인되어 있습니다. 권사님께서 그곳 교호에서 전도사로 섬기시는 모습이 참 좋은데, 밤 10시 퇴근은 너무 가혹해요. 아침부터 수고하시는 권사님 덕분에 아무 대책없이 미국으로 날아간 사람들이 간신히 터전을 잡아가는 거겠지만, 건강이 어떠실지 걱정이 앞서더라구요. 늘 기억하고 기도하겠습니다. 두분, 그리고 소영자매의 귀여운 딸 시드니도 모두 건강하시길...

REMEMBRANCE 2010.08.25

예수님의 자리...

이명박 정부에서 '고소영'내각이라는 말이 처음 등장했을 때, 그리고 그 뜻이 '고려대, 소망교회, 영남출신'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얼굴이 마치 불이라도 덴 듯 확 달아 올랐던 적이 있습니다. 아마 이명박 대통령이 소망교회의 장로라서 그랬으리라 생각합니다. 사명만 있고 권리가 없는 자리가 '장로'인데 그런 자리에 앉았다 한들 그것이 정치적 기반이 되고 또 인맥이 되어 이 정권의 인력풀로 기능하고 있다는 것이 제 신앙의 상식으론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상식'이 되는 것이 요즘 한국 사회인 듯 합니다. 소망교회 장로 한 자리 하면, 이 정권에서 내각 한 자리쯤 떨어지는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적지 않은 듯 보입니다. 위장전입을 했든, 땅 투기를 했든, 교회는 다니지만 예수가 뭐..

REMEMBRANCE 2010.08.19

PD수첩도 결국 재갈이 물리는가...

http://media.daum.net/society/view.html?cateid=100030&newsid=20100817233909035&p=mk&RIGHT_COMM=R1 MBC의 PD수첩이 결방되었습니다. 하천정비 사업이 대운하 사업으로 둔갑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천정비를 하면서 왜 수심이 6미터나 되어야 하는가, 하는 당연한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습니다. 전, 정말 궁금했습니다. 왜 운하로 배가 떠 다녀야만 선진국이 되는 건지, 참 궁금했습니다. 그러나, 이젠 대답을 들을 길이 없습니다. PD들이 고심하고 제작한 한 방송사의 간판 프로그램이, 정권의 입맛에 맞춰 임명된 사장과 이사회의 폭거로 인해 방송 몇 시간 전에 '취소'된 것입니다. 물론 해당 방송의 파장이 커졌을 경우 국토해양부의 입장..

REMEMBRANCE 2010.08.18

참 대단한 경찰청장 후보자...

주말 내내 온/오프라인을 뜨겁게 달궈주신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의 어록과 행보는 아연함과 실색함을 넘어서 참 '대단하다'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오늘 검찰에서 부랴부랴 밝힌 내용 중에는 '당시 조 내정자가 그런 보고를 받을 위치에도 있지 않았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즉 경찰 내부의 떠도는 소문이나 권력의 어디쯤에서 하수구처럼 나오는 정보를 주워담는 루트가 내정자에게 있었던 모양입니다. 어느 조직이나 그런 사람이 한둘은 있죠. 예전에 현대건설에도 그런 분이 한 분 계셨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갈수록 한심하단 생각이 듭니다. http://media.daum.net/society/view.html?cateid=100004&newsid=20100816090233296&p=yonhap 잘 알려져 있듯, 노무현 ..

REMEMBRANCE 2010.08.16

장비병?

3~40대의 남자는 어떤 취미를 택하더라도 '장비병'으로 빠지기 쉽다, 라는 말을 들은 적 있습니다. 그냥 웃으며 흘려 들은 이야기인데 상당한 설득력은 있습니다. 외부 환경의 어떤 '자극'을 통해 취미를 갖게 된 3, 40대의 남성은 단기간에 목표한 '수준'에 이르고자 하는 욕구가 강합니다. 그래서 필요한 '시간'을 '돈'으로 바꾸려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제 경우는 사진을 10년 넘게 취미로 했던 터라 주위에서(절대 '주위'에서) 그런 예가 심심치 않았습니다. 사진을 시작하면서 덕컬 핫셀브라드 같은 중형 카메라부터 구입하시는 분들이 간혹 있습니다. 40대 후반에 탄탄한 경제력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는 한데, 그리고 핫셀은 틀림없이 좋은 카메라이긴 하지만 입문자가 다루기에 적당한 모델은 아닙..

REMEMBRANCE 2010.08.16

아이폰4 예약판매 시작!

기사 링크를 따로 걸 필요도 없이, 앞으로 며칠간은 이 이야기로 온통 시끌할 듯 합니다. 이전 포스팅에서도 말했듯이, 사용자의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해외 디바이스 업체들의 R&D와 철저하게 판매자의 편의(운송을 위한 팩케이지부터 사후관리를 위한 부수기재 확보/호환성 여부 등)에 편중된 국내 단말기 제조업체들의 의식격차를 보여주는 중요한 예라고 생각합니다. 애플의 iPhone4의 런칭과 삼성의 갤럭시S 런칭, 그리고 SKY의 베가 런칭 동영상을 보면서, 이런 생각은 조금 더 견고해졌습니다. 애플의 경우 사용자가 이 단말기를 통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국내 업체들의 런칭은 이 단말기에는 '어떤 기능이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아주 미세한 차이처럼 보이지만, 사실 ..

REMEMBRANCE 2010.08.16

한심합니다...

가끔 무서운 생각이 듭니다. 정말 이 나라에 고위직 공무원이 되면, 이런 일쯤은 괜찮은 거 아니냐라는 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지. 아니면 아예 그런 의식조차 없어서 '왜? 이게 잘못 된 거였어?'라고 반문하지는 않을런지. 정말 우리는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고 있는 건 아닌지.. http://media.daum.net/politics/assembly/view.html?cateid=1018&newsid=20100813094215130&p=nocut&RIGHT_COMMENT_TOT=R0

REMEMBRANCE 2010.08.13

나는 기독교인이다.

나는 기독교인이다. 그러나 2010년을 살아가는 나는, 사회적으로 '개독교인'이다. 누가 만든 단어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언젠가부터 '개신교 기독교인'을 줄여서 '개독교'라 부르는 말이다. 그런 말줄임에 동의하지 않기 때문에 기분 상할 일도 없고, 나름 경각도 되는 말이다. 그래도 나는 기독교인이다. 백번 양보해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기독교인들 중에 사회적으로 귀감이 되거나 기독교의 종교적 가치를 고스란히 살아가는 사람이 지독하게 적다는 것에 동의하더라도, 미안하지만 나는 기독교인이다. 한국의 기독교는 천주교와 개신교로 나뉜다고 말한다.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한 말이다. 원래 기독교가 나뉜 적도 없을 뿐더러, 일견에서는 천주교를 '사특한 이단' 정도로 생각하기도 하고, 또 천주교 일각에서는 루터란 처치 즉..

REMEMBRANCE 2010.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