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EMBRANCE

참 대단한 경찰청장 후보자...

mimnesko 2010. 8. 16. 13:04

주말 내내 온/오프라인을 뜨겁게 달궈주신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의 어록과 행보는 아연함과 실색함을 넘어서 참 '대단하다'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오늘 검찰에서 부랴부랴 밝힌 내용 중에는 '당시 조 내정자가 그런 보고를 받을 위치에도 있지 않았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즉 경찰 내부의 떠도는 소문이나 권력의 어디쯤에서 하수구처럼 나오는 정보를 주워담는 루트가 내정자에게 있었던 모양입니다. 어느 조직이나 그런 사람이 한둘은 있죠. 예전에 현대건설에도 그런 분이 한 분 계셨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갈수록 한심하단 생각이 듭니다.

http://media.daum.net/society/view.html?cateid=100004&newsid=20100816090233296&p=yonhap

잘 알려져 있듯, 노무현 대통령은 연간 1조 2천억에 달하는 대통령특별교부금[각주:1](흔히 '통치자금'이라고 알려진)도 사용을 거부했던 분입니다. 재임기간 동안 마음만 먹으면 6조에 가까운 돈을 '영수증 처리 없이' 사용할 재량이 있었다는 뜻입니다. 노무현 대통령 때만 있었던 자금도 아니고, 이전 대통령들도 가지고 있었던 국민의 세금입니다. 물론 현직 대통령에게도 편성되어 있는 재정입니다만, 불행히도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의 대통령특별교부금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밝힌 바가 없습니다. 물론 '필요없다'라고 말씀하신 적도 없죠.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이 비자금을 조성했다느니 뇌물을 수수했다느니, 라는 말이 나왔을 때 참 하품나는 소리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스스로 치부할 수 있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태풍 매미로 인한 수해복구에 대부분을 사용하도록 한 분이 10억 정도 자금에 도덕성을 버렸겠느냐, 라는 건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니다.

참 아쉬운 건,
현 정권의 인력풀이 이 정도밖에 안 되나 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뽑는 사람마다 위장전입에 부동산투기 의혹이 있고, 위법 투성이에 게다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서 법망을 교묘히 빠져나간 흔적까지 가지고 있을까. 어떻게 국가기관이 내부 조사를 받는다고 가진 자료를 파손/소실시킬 수 있을까? 어떻게 시민들이 이용하는 버스가 한낮 대로변에서 폭발을 하는데도 누구 하나 선뜻 '자기 책임'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없을까? 어떻게 이런 일들이 버젓이 자행되는 나라에서 국민들은 날마다 '준법'을 요구받는 것일까...

월요일 아침부터 참 안타깝습니다...

  1. 역대 대통령들이 왜 아직 자신의 권력을 유지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풀립니다. 아울러 왜 정당이 대통령과 행정부의 눈치를 그렇게 보는지도 이해가 되더군요.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