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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victus

최근에 본 영화 인빅터스(Invictus). 모건 프리만과 맷 데이먼의 흠잡을 때 없는 연기도 대단했지만, 무엇보다 '미스틱 리버'부터 한결같이 사회의 묵직한 주제를 거침없이 다뤄가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연출력이 인상적인 영화였다. 1996년 모두의 예상을 뒤집고 럭비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남아공 대표팀의 이야기와 남아공 첫 흑인 대통령이었던 만델라의 이야기가 절묘하게 배합되어 있는 이 이야기는 허구라고 해도 믿기 힘든 실화를 소재로 하고 있다. 아프리카민족회의(ANC) 의장으로 백인 주류사회를 향한 무장 봉기를 주도했던 혁명가였으며, 동시에 30여년간 정치범으로 수감되었던 범죄자였고, 이어 남아공 최초의 흑인대통령(1994~1996)이었던 넬슨 만델라의 실화를 다루고 있다. 만델라 스스로가 자신의 ..

REVIEW/MOVIE 2010.05.12

42nd ST. NY

세계 공연의 중심이라고 말하는 42번가. 브로드웨이에서 42번가로 올라가는 길에 만나는 국내 업체들의 대형 광고사인을 보고서야 뉴욕을 실감하고, 내가 한국에서 비행기로 14시간의 거리를 두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바쁘게 움직이는 거리의 풍경에서 잠시 숨을 돌리던 시간. 저 멀리 센트럴파크가 보인다. Fuji S5pro copyright(c)2009 mimnesko. all rights reserved.

SOUVENIR/New York 2010.04.28

너무 늦게 그에게 놀러 간다

너무 늦게 그에게 놀러 간다 - 나희덕 우리 집에 놀러와. 목련 그늘이 좋아. 꽃 지기 전에 놀러 와. 봄날 나지막한 목소리로 전화하던 그에게 나는 끝내 놀러 가지 못했다. 해 저문 겨울날 너무 늦게 그에게 놀러간다. 나 왔어. 문을 열고 들어서면 그는 못 들은 척 나오지 않고 이봐. 어서 나와. 목련이 피려면 아직 멀었잖아. 짐짓 큰소리까지 치면서 문을 두드리면 조등(弔燈) 하나 꽃이 질 듯 꽃이 질 듯 흔들리고, 그 불빛 아래서 너무 늦게 놀러 온 이들끼리 술잔을 기울이겠지. 밤새 목련 지는 소리 듣고 있겠지. 너무 늦게 그에게 놀러 간다. 그가 너무 일찍 피워 올린 목련 그늘 아래로. *** 무심하게 건네는 인사만큼 사람 마음을 서늘하게 하는 일이 없단 생각이 든다. 오래전 신경숙의 '깊은 슬픔'을..

REMEMBRANCE 2010.04.20

trend?

트렌드는 추세나 동향을 뜻하는 말이다. 트렌디(Trendy)하다는 말은 이러한 추세나 동향을 잘 안다는 의미에서 '최신 유행하는' 정도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이렇게만 본다면 '트렌디 하다'라는 표현이 적합하지 못한 국어사용이긴 하지만 그래도 전반적으로 나쁜 어감은 아닌 듯 보인다. 그런데 요즘의 트랜드가 '커피', '사진', 'SLR'이란 식의 태그로 만들어질 때는 그리 유쾌한 기분이 아니다. 단순한 반골기질이라기 보다는 요즘의 대중성, 즉 트렌디라는 단어 속에 담겨있는 폭압성 때문이다. 집에서 가까운 곳에 부암동이란 동네가 있다.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택시기사들조차 다시 이름을 물어보는 서울속의 외지였다. 나는 가끔 이곳을 카메라 하나의 간소한 차림으로 마실삼아 돌아다니곤 했다. 불현듯 시작된 골목..

REMEMBRANCE 2010.04.20

wall street

뉴욕의 심장부라 불리는 월 스트리트. 그러나 지하철 역의 예의 다른 역과 별반 다름 없었다. 맨하튼의 남부이며, 세계 금융의 중심인 지하철역치고는 소박하다 못해 어떤 중요한 요소들이 핍절된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하지만, 뉴욕의 길을 걷다보면 금새 수긍하게 된다. 뉴욕 시민들이 교통수단으로서의 지하철을, 부랑아며 마약중독자들에게 돌려 받은 것이 불과 10년 안팍의 일이었고, 그래서 지하철 역에는 휴지통도, 코인라커도, 심지어 화장실도 없다. 때로는 '이곳에서 기다리면 안전하다'라는 문구까지 적혀 있는 포스트가 있는 걸 보면, 아직 뉴욕 지하철은 '안전'하지 않아 보인다. 물론 밤 9시 이후에 지하철을 타는 것 자체가 안전한 일이 아니긴 하지만... wall street, NY contax T2/Fuji..

SOUVENIR/New York 2010.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