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disgust)는 불편함이다. 나와 다른 타자로부터 느끼는 불일치에 대한 불편함일 수도 있고, 청결하지 못한 대상에 대한 찌푸림일 수도 있다. 누구에게나 이런 '혐오의 감정'은 있다. 그것이 바퀴벌레에 대한 것일 수도 있고, 불균형한 건출물에 대한 것일 수도 있다. 또 '외국인 노동자'나 '난민', '동성애자'를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일 수도 있다. 이것은 잘못인가? 아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도덕적 감수성의 문제이다. 개인의 자유를 존중한다는 것은 한편으로 이러한 '혐오'까지 존중하는 것이다. 그리고 최근까지도 이러한 '혐오'는 지극히 개인의 감정에 불과했다. 혐오가 집단화되는 것이 증오(hatred)이다. 데카르트의 영리한 지적처럼, 증오는 어떤 특정한 집단 내의 혐오 대상이 완전히 제거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