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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E WE GO

mimnesko 2024. 2. 29. 10:26

 

마가복음 7:24~37

24 예수께서 일어나사 거기를 떠나 두로 지방으로 가서 한 집에 들어가 아무도 모르게 하시려 하나 숨길 수 없더라
25 이에 더러운 귀신 들린 어린 딸을 둔 한 여자가 예수의 소문을 듣고 곧 와서 그 발 아래에 엎드리니
26 그 여자는 헬라인이요 수로보니게 족속이라 자기 딸에게서 귀신 쫓아내 주시기를 간구하거늘
27 예수께서 이르시되 자녀로 먼저 배불리 먹게 할지니 자녀의 떡을 취하여 개들에게 던짐이 마땅치 아니하니라
28 여자가 대답하여 이르되 주여 옳소이다마는 상 아래 개들도 아이들이 먹던 부스러기를 먹나이다
29 예수께서 이르시되 이 말을 하였으니 돌아가라 귀신이 네 딸에게서 나갔느니라 하시매
30 여자가 집에 돌아가 본즉 아이가 침상에 누웠고 귀신이 나갔더라
31 예수께서 다시 두로 지방에서 나와 시돈을 지나고 데가볼리 지방을 통과하여 갈릴리 호수에 이르시매
32 사람들이 귀 먹고 말 더듬는 자를 데리고 예수께 나아와 안수하여 주시기를 간구하거늘
33 예수께서 그 사람을 따로 데리고 무리를 떠나사 손가락을 그의 양 귀에 넣고 침을 뱉어 그의 혀에 손을 대시며
34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시며 그에게 이르시되 에바다 하시니 이는 열리라는 뜻이라
35 그의 귀가 열리고 혀가 맺힌 것이 곧 풀려 말이 분명하여졌더라
36 예수께서 그들에게 경고하사 아무에게도 이르지 말라 하시되 경고하실수록 그들이 더욱 널리 전파하니
37 사람들이 심히 놀라 이르되 그가 모든 것을 잘하였도다 못 듣는 사람도 듣게 하고 말 못하는 사람도 말하게 한다 하니라

 

 

해외 축구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겐 익숙한 표현인 "HERE WE GO". 

우리 말로 번역하면 "자, 가자!" 정도의 의미를 담고 있는 이 표현이 해외 축구에서 자주 쓰이게 된 것은 이탈리아 태생의 파브리지오 로마노라는 기자 덕분입니다. 프리미어 리그, 분데스리가, 세리에, 리그앙 등 해외 리그의 이적 시장에 빠르고 확실한 정보통으로 잘 알려져 있는 로마노 기자는, 선수들의 이적이 거의 확실시 되었을 때 SNS에 "HERE WE GO"라는 표현으로 가장 먼저 알리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온갖 거짓말과 블러핑이 난무하는 이적 시작에서 그가 높은 공신력의 이적 소식을 전할 수 있었던 것은 유럽 거의 모든 리그에 소식통을 가지고 있으며, 선수들이 속한 에이전트와도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하죠.

 

김민재 선수가 바이에른 뮌헨에 갈 때에도, 또 이강인 선수가 FC 마요르카를 떠나 파리 생제르맹(PSG)에 입성했을 때에도 로마노의 HERE WE GO를 통해 국내 기자들이 소식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워낙 다양한 매체들이 이적 관련 기사를 쏟아내고 있고, 대부분의 기자들 역시 HERE WE GO로 소식을 알리기 때문에 그 파급력은 이전만 못하지만, 그래도 자신이 응원하던 팀에 예상치 못한 거물이 영입되거나 또 그 반대의 경우가 생겼을 때 파브리지오 로마노 기자의 트위터는 팬들의 희비가 엇갈리는 창구가 되기도 했습니다.

 


 

 

마가는 예수님의 지상사역 중 행하셨던 다양한 이적들을 7장에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수로보니게 여인의 딸이 고침을 받았고, 귀 먹고 말 더듬는 자가 고침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놀라운 이적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지만, 사실 이 이적을 통해 내심 마가가 드러내고 싶었던 것은 이사야 선지자의 예언이었을 것입니다. 

 

 

그 때에 맹인의 눈이 밝을 것이며 못 듣는 사람의 귀가 열릴 것이며
그 때에 저는 자는 사슴 같이 뛸 것이며 말 못하는 자의 혀는 노래하리니

 

이사야 35:5~6

 

 

장차 오실 메시아에 대한 분명한 표적(Sign)을 드러내는 이사야의 예언과 마가가 기록한 예수님의 이적은 절묘한 호응을 이룹니다. 바로 이 분이 메시아시다. 드러내놓고 말은 안 했지만, 이 복음서를 읽었던 모든 유대인들은 마가의 의도를 즉각적으로 떠올릴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 일들이 일어났던 것입니다. 

 

 

사람들이 심히 놀라 이르되 
그가 모든 것을 잘하였도다 
못 듣는 사람도 듣게 하고 말 못하는 사람도 말하게 한다 하니라

 

마가복음 7:37

 

 

마가는 37절에서 사람들의 반응을 소개합니다. 특히 "그가 모든 것을 잘 하였도다"(Καλῶς πάντα πεποίηκεν) 중 본문의 헬라어 '칼로스'(Kalos)는 '선하게, 훌륭하게'라는 뜻을 담고 있는 부사입니다. 요한복음에서 예수님이 스스로를 "나는 선한 목자다" 라고 말씀하셨을 때 사용했던 바로 그 단어이기도 합니다. 사역해 본다면 "그가 모든 것들을 선하게 만들었다"로 구절을 해석할 수 있습니다. 마가는 "예수님이 모든 것을 선하게 만드셨다.  (이사야 선지자의 말씀처럼) 못 듣는 사람도 듣게 하고 말 못하는 사람도 말하게 하셨다. (그렇다면 바로 저분이 메시아시구나!)"라고 사람들의 탄성을 압축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의심할 여지 없이  마가가 세상에 전하는 놀라운 "HERE WE GO"입니다. 

 

예수님이 행하셨던 기적 그 자체도 놀라운 일이지만, 이 기적들은 예수님이 '메시아'이심을 드러내는 HERE WE GO의 사인이었습니다. 만약 당시에도 SNS가 있었다면 마가는 틀림없이 HERE WE GO로 이 소식을 세상에 알렸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아무에게라도 이르지 말라"하셨지만 "경계하실수록 저희가 더욱 널리 전파"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기적의 사실을 경계하신 것이 아닙니다. 그 기적이 의미하는 바를 조심하셨던 것입니다. 그러나 메시아의 이적 소식을 접한 제자들로서는 그럴 수 없었을 것입니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이 놀라운 소식을 전하기에 바빴던 것처럼 보입니다. 만약 자기가 응원하는 팀에 메시가 온다면, 그게 만약 성남FC라면, 그 기쁨을 참는 것 자체가 고행이기 떄문입니다. 

 

바로 이 예수님이 오늘 우리와 함께 있습니다. 

다시 오실 메시아로 임마누엘의 예수님께서 우리와 함께 있습니다. 메시나 호날두에 비할 바가 아닙니다. 마가가 목이 터지도록 외치고 싶었던 바로 그 기쁨이 오늘 우리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사순절을 지나면서, 또 한 번의 HERE WE GO가 우리에게 필요함을 느낍니다. 예수의 죽으심과 부활이야말로 우리가 세상에 전해야할 가장 기쁜 소식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