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EMBRANCE

PD수첩도 결국 재갈이 물리는가...

mimnesko 2010. 8. 18. 00:53

http://media.daum.net/society/view.html?cateid=100030&newsid=20100817233909035&p=mk&RIGHT_COMM=R1

MBC의 PD수첩이 결방되었습니다. 하천정비 사업이 대운하 사업으로 둔갑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천정비를 하면서 왜 수심이 6미터나 되어야 하는가, 하는 당연한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습니다. 전, 정말 궁금했습니다. 왜 운하로 배가 떠 다녀야만 선진국이 되는 건지, 참 궁금했습니다.

그러나, 이젠 대답을 들을 길이 없습니다.
PD들이 고심하고 제작한 한 방송사의 간판 프로그램이, 정권의 입맛에 맞춰 임명된 사장과 이사회의 폭거로 인해 방송 몇 시간 전에 '취소'된 것입니다. 물론 해당 방송의 파장이 커졌을 경우 국토해양부의 입장이 꽤 난감했으리라 생각됩니다. 가뜩이나 집중호우로 지역 하천의 보 사업이 동네북 터지듯 맞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니까요. 국토해양부가 발끈하는 건 이해 됩니다. 그래서 법원에 방송금지 가처분 소송까지 낸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법원은 그 소송을 '기각'합니다. 역시 당연한 수순입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의 알권리를 선행하는 정부논리란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민주주의 국가의 논리가 이렇게 무참히 무너져도 되는지 정말 궁금합니다. 추적 60분도 재갈이 물리고, 이런 저런 시사고발 프로그램이 모두 재갈이 물리더니, 이제 미운털 잔뜩 박힌 PD수첩마저 재갈이 물리고 마는지 안타깝습니다. 말끝마다 '법'을 운운하며 법치주의를 주장하는 2010년의 대한민국은, 정작 헌법에 보장되고 있는 국민의 권리들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게 아닐런지..

프로그램 하나의 결방으로 가슴이 아픈 게 아니라, 이 나라에 민주주의의 상식이 희박해 지고 있다는 점에 심히 가슴 아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