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EMBRANCE

당신은 기독교를 신뢰합니까?

mimnesko 2023. 2. 20. 11:06

한국 교회를 신뢰한다고 대답한 사람은 21.0%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2020년의 조사보단 무려 10.8%가 하락한 수치입니다. 이를 조사한 조사기관에서는 그 이유를 "초기에 일부 지역교회를 통해 코로나가 확산하면서 국민들은 교회를 코로나 확산의 주범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교회 구성원에 대한 신뢰도 조사를 보면 그 신뢰도가 교회에 대한 신뢰도와 흡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기독교 목사를 신뢰한다(20.8%), 기독교인을 신뢰한다(20.6%)는 조사의 결과가 교회에 대한 신뢰의 수치와 비슷합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므로 이 조사를 보다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긍정보다는 부정에 초점을 맞추야 합니다. 기독교 목사와 기독교인을 신뢰하지 않는다(약 74.5%)는 대답은 한국 교회와 기독교에 대한 불신이 무려 80%에 가깝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입니다. 

 

국민 10명 중에 8명이 교회를 신뢰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 중 가장 높은 것은 '교회 이기주의'(34.2%)라고 합니다. 단기간 내에 이 수치가 의미있는 변화를 가질 수 없다는 뜻입니다. 두 번째 높은 수치는 '목회자들의 삶'(19.6%)입니다. 다시 말해 교회는 가장 '근본적인 기능'에 대해 사회적 불신을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교회의 근본적인 기능이 이처럼 사회적 불신의 대상이 되었던 적이 있었을까요?

 

기독교라는 신앙에 대한 불만일까요? 그러기엔 천주교의 신뢰도가 가장 높다는 점(21.4%, 오차범위 밖입니다)이 마음에 걸립니다. 

제한적이긴 합니다만, 이 여론조사의 결과만 놓고 보자면, 개신교 기독교에 대한 근원적인 불신과 불만이 유사 이래 가장 팽배한 상황이라고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것이 교회와 목회자라는 핵심적인 기능을 정조준하고 있다는 점도 난감한 부분이지요.

 

사실 그 해결의 방안, 즉 교회가 사회적인 신뢰를 회복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우선, 이름만 들으면 알 수 있는 대형교회들이 '탈성장주의'를 선언하고, 공간으로서의 교회를 공중분해하면 됩니다. 분립개척하란 뜻이 아닙니다. 말 그대로 공중분해하라는 뜻입니다. 대형교회들이 가진 재정(교인들의 헌금이지요)은 사회적 안정망을 구축하는 일에 힘쓰면 됩니다. 교육과 의료, 보건분야에서 여전히 우리 사회는 낮은 수준의 안전망에 취약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목회자들의 처우와 수준을 '교단'에서 일정하게 조절하는 일입니다. '동일노동 동일임금'까지는 아니더라도, 서울의 대형교회나 시골의 작은 교회 목사님들의 대우를 거의 동일하게 맞추어서 목회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목회적 안전망'을 갖추는 일입니다. 

 

어려운 일일까요? 아닙니다.

의외로 교단을 좌지우지하는 몇몇 교회만 결심하면 됩니다. 목회자가 결심하지 못하면 성도들이 결심하면 됩니다. 교회는 거룩한 성도들의 사귐입니다. 교회가 목회자들에 의해 '사유화'되고, 목회자 개인의 성공을 위한 '수단'으로 변질된 현재의 모습이 사회적 불신을 초래한 것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해당 교회에 소속된 성도들에게도 일정한 책임이 있습니다. 이러한 결과 어디에도 '중립적'이란 자리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건강한 성도라면, 세속의 교회를 떠나 더 나은 가치를 추구하는 공동체를 찾아야 합니다. 자신의 열심이 목회자 한 사람을 위한 '땔감'이 되는 현실을 '헌신'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언어의 과잉입니다. 마땅한 '헌신'의 대상은 주님이지 어떤 한 사람, 개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정작 건강한 목회신념을 가진 목회자들은 재정난으로 '강요된 청빈'을 요구받고, 세속적 성공주의(번영신학)에 물들어 본인을 목회자인지 기업가인지 구분 못하는 수준 낮은 목회자들은 한국교회를 벼랑으로 끌고 가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교회를 신뢰하는 못하는 안타까운 기독교인들을 향해 아무런 반성도 없이 '플로팅 크리스천'이라며 매도하는 이 현실은, 어쩌면 저 수치를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바닥까지 끌어내릴지도 모르겠습니다.

 

 

 

: 2023. 2. 16 뉴스앤조이

한국교회 신뢰도·호감도 코로나19 거치며 더 떨어져

https://www.newsnjoy.or.kr/news/articleView.html?idxno=305089

 

 

 

: 2023. 2. 15  연합뉴스 "코로나 3년간 교회 불신 10%p↑…"성인 74% '신뢰 안해'"

https://n.news.naver.com/article/001/0013759222?sid=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