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EMBRANCE

iOS 4의 기능들..

mimnesko 2010. 8. 11. 16:19

도아(www.offree.net)님이 올려주신 iOS4의 기능에 대한 글을 읽다 보니, 이런 저런 생각이 들어 포스팅 합니다.
참고로 저는 아이폰 사용자가 아닙니다. 그래서 정확히 아이폰에서 어떤 기능이 어떻게 구현되는 지에 대해선 상식 정도의 지식을 가지고 있을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OS4는 꽤나 부러운 구석이 많습니다. 이 글은 특정 OS에 대한 리뷰도 아니고(그럴 능력도 없습니다), 일방적인 찬사도 아닙니다. 그저 '사용자 중심'이라는 말이 생소한 IT 환경에서 살아가는 대한민국 국민 한 사람의 푸념 정도입니다.

iOS4는 이름 그대로 애플의 아이폰(iPhone)의 운영시스템을 말합니다.
알려져 있듯 애플 컴퓨터는 데스크탑 메이커였고, 디자인이나 홈스튜디오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돈 버는' 컴퓨터로 인식되었던 시절부터 이런 애플의 컴퓨터(당시는 쿼드라 등 여러 종류가 있었는데, 잡스가 애플로 돌아오던 즈음이었습니다)에 설치되어 있던 OS는 남다른 구석이 있었습니다. MS의 윈도우가 애플의 OS를 따라한 거라는 건 이미 상식에 가까운 이야깁니다. 애플의 컴퓨터는 처음부터 '예쁘고' '사용하기 쉽게' 고안되었습니다.[각주:1]

OS9 시대를 마감하며 등장했던 OS X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있었고 버전별로 타이거, 레오파드 등의 별명으로 불렸습니다. 인텔CPU를 지원하기 시작한 레오파드부터는 이전 버전과의 호환이 이뤄지지 않지만 그 이전 버전까지는 OS9과도 정상적으로 호환됩니다. 아직 제 오래된 G4에는 버전 10.4의 타이거가 씽씽 돌아가고 있는데 OS9을 클래식 모드로 구동하여(즉, 동시에 두 개의 OS가 돌아가는 건데, 최근 윈도7에서 XP를 돌리는 것과 비슷하다 생각하시면 됩니다. 애플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OS9에서만 돌아가는 프로그램[각주:2]을 실행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OS X를 휴대폰의 OS로 적용한 것이 바로 iOS 3이었습니다. 이후 iPhone4가 등장하면서 OS도 버전업해서 iOS4가 나온 거죠. 이처럼 디바이스 제작업체가 운영시스템(OS)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애플이 iOS4를 내어 놓으면서 iPhone4에서 뿐만 아니라 기존의 iPhone 3G/s에서도 iOS4로의 판올림이 가능하도록 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전방향 카메라가 없거나 화소수가 낮은 디스플레이 등 하드웨어의 제약으로 아이폰 3Gs에서 구현할 수 없는 기능이 있지만, 대부분의 iOS4의 기능을 이전 아이폰에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꽤 획기적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현재 화제가 되고 있는 안드로이드의 경우 2.0과 2.1, 2.2의 버전에서 요구되고 구현되는 프로그램이 서로 다르고, 버전별 호환성이 아주 낮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 출시된 갤럭시S의 경우 2.1 버전에서 출시하지만 2.2까지는 업데이트하겠다는 계획을 미리 알려주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진저 브래드'라 불리는 3.0의 경우는? 아마 호환되지 않을 것입니다. 하드웨의 문제가 아니라 애초에 2.2와 3.0은 호환되지 않는 것이 안드로이드라는 이야깁니다.

그런 점에서 애플의 iOS4의 출시와 이전 버전과의 호환은 의미있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게다가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새로운 기능들을 하나씩 배워가는 재미도 꽤 쏠쏠해 보입니다.
아래는 '도아'님이 찾아낸 iOS4의 팁들입니다.

  1. 마침표. 사이띄개를 빨리 두번 눌러야 찍힘.
  2. 문자메시지. 문자의 개수라 표시됨.
  3. 셀룰라 데이타. 끌 수 있음.
  4. SMS 검색. 글자 카운트까지 표시.
  5. 일반/배경화면/그림선택/배경화면 설정에서 홈과 잠금화면의 배경을 서로 다르게 설정
  6. 검색창에서 웹과 위키피디아 검색. 검색어를 입력한 뒤 잠시 기다리면 나타남.
  7. 전체화면 문서 보기. 메일.
  8. 새로운 연락처 화면
  9. 일반/iPod에서 가사 켜고 끄기
  10. 글자 입력시 철자 검사. 영어만.
  11. 메일을 보내기 전 그림 크기 조절
  12. iPod의 새로운 재생 목록
  13. iPod 앨범에서 아트 뷰.
  14. 일반/위치서비스. 위치 서비스를 사용하는 어플 설정 및 제한.
  15. 암호에 문자 사용 가능. 일단 암호를 설정한 뒤 간단한 암호를 해지하면 사용 가능.
  16. 전자메일을 보낼 때 연락처의 사진 사용
  17. 독에 폴더 등록 가능.
  18. 계산기 아이콘 변경
  19. 어플 삭제시 평가가 나타나지 않음.
  20. 디지탈 카메라 줌
  21. 사진의 이벤트, 얼굴, 장소
  22. 통합 메일 상자
  23. 앱 폴더
  24. 작업 관리자의 어플 닫기
  25. 생일 달력
  26. 어플 삭제시 확인 메시지가 출력되지 않음


'디지털 카메라 줌'과 같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도 마치 새로운 디바이스를 가지게 된 느낌이 들게 합니다. 이런 서비스는 하드웨어 위주의 판매전략을 가지고 있는 국내 업체들과는 철학의 기반이 달라 보입니다. 최근 삼성에서 출시한 스마트폰 갤럭시S의 경우는 이전 버전인 갤럭시A와 불과 몇 개월의 시간차로 발매되었습니다. 갤럭시A를 구입한 소비자는 2년 약정의 묶인 몸으로 '놀라운 기능의' 새로운 휴대폰을 그림의 떡으로 봐야하는 것입니다.

물론 애플의 사후판매 정책이나 독선적인 의사결정, iPhone4의 수신불량 문제에 대한 이해할 수 없는 대처방식 등은 언론의 도마위에 올라 비판에 직면하게 됩니다. 저 역시 이런 부분에는 동의하기 어려운 것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애플 정도 되는 회사가 있는 문제를 굳이 숨기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갤럭시S의 경우, 당연히 수많은 버그나 오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언론에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배터리가 폭발하고 출시한지 한달 만에 버스폰이 되더라도 언론은 적어도 특정한 메이커에 대해서는 눈과 귀를 감고 있는 형국입니다. 그리고 오직 찬사만이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디바이스도 완벽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제품의 뒷 이야기나 개선되는 모습, 솔직하게 디바이스의 문제점을 이야기하고 업데이트 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오히려 '신뢰감'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엄밀히 말해 갤럭시는 안드로이드 폰입니다. 운영체제가 다른 아이폰과 비교할 대상이 아니란 뜻입니다. HTC의 안드로이드 폰이나 구글의 넥서스원과 비교해서 얼마나 하드웨어 성능이 뛰어나고 소프트웨어와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를 피력해야 하지 않을까요?

세계 판매량 TOP5에 들어있는 휴대전화 메이커를 둘이나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독자적인 OS를 가지지 못한 국내 업체를 보면 씁쓸함을 넘어 한심한 마음마저 듭니다. 최근 삼성은 '바다'라는 OS 제작을 발표하고 작년 티맥스 윈도 개발을 했던 티맥스 소프트의 티맥스 코어를 인수하면서 휴대전화 OS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입니다만, 어쩐지 어정쩡한 뒷모습이 되고 말았습니다. 차라리 세계적인 인지도를 가질 수 있는 안드로이드를 인수하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입니다(실제 안드로이드 제작업체는 구글에 인수/합병되기 전에 삼성에 러브콜을 했다고 하죠).

이번 아이폰4와 iOS4를 보면서 새삼 시스템을 장악하는 자가 모두를 장악한다, 의 교훈을 느끼게 됩니다. 대중적인 설득력을 가지고 소비자와 교감할 수 있는, 적어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대기업'(삼성은 대기업이 아니라 '재벌'이라고 표현해야 맞다는 어느 분의 의견에 적극 동의하며)이 우리나라에도 하나쯤은 있었으면 좋겠다는 부러운 마음이 가득합니다.

 * 세줄 요약

- OS업그레이드만으로도 이전 휴대폰에서 새로운 기능 사용 가능. 삼성은 과연? 새로 사라고 하겠죠?
- 사용자 중심의 아이폰. 그 숨겨진 기능들을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 시장에 대한,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철학이 있는 대기업이 우리나라에도 있었으면...

 

  1. 여담이지만, 마우스를 하나의 입력장치로 처음 활용하여 개인용 컴퓨터를 제안한 것은 미국의 제록스였습니다. 단순히 복사기나 만들던 회사가 아니었던 거죠.. [본문으로]
  2. 대표적으로 쿽익스프레스 등을 들수 있습니다. 아주 오래전 버전이지만 인쇄/출판에서는 여전히 현역이죠. [본문으로]